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한진칼 주요주주로 자리매김하게 되면 강 대표는 한진칼 경영권을 노렸던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 강성부 KCGI 대표.
16일 항공업계에서는 강 대표가 표면적으로 법적 분쟁을 예고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출구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빠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강 대표는 이날 KCGI 명의로 낸 보도자료에서 “조원태 회장의 사재출연 없이 국민의 혈세만을 이용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려는 시도를 강력히 반대한다”며 “KCGI는 법률상 허용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번 인수합병을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산업은행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뼈대로 하는 항공운송산업 경쟁력 제고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한진칼과 총 8천억 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산업은행 발표에 따르면 한진칼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대한항공의 유상증자(2조5천억 원)에 참여하고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신주(1조5천억 원) 및 영구채(3천억 원)로 모두 1조8천억 원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이에 따라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우호지분은 산업은행 지분을 포함해 47.99%로 급상승하는 반면 KCGI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및 반도그룹으로 구성된 3자연합 지분율은 40.41%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KCGI가 표면적으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지만 정부의 항공산업 재편과 싸우기에는 역부족인 만큼 결국 출구전략을 고민할 것으로 항공업계는 바라본다.
관건은 KCGI가 3자연합의 일원으로서 한진칼의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권 확보를 위해 함께 움직이자고 법적으로 약속한 만큼 3자연합이 향후 의견일치를 볼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강 대표는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3자연합은 계약을 통해 협력관계 등을 법적으로 확약했다”며 “한진칼 재무구조 개선에만 최소 2년이 소요되고 기업체질까지 개선하려면 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산업은행이 한진칼 주주로서 3자연합과 대화할 뜻이 있다고 밝힌 만큼 강 대표는 산업은행과 대화를 통해 출구전략을 3자연합과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산업은행에서 KCGI가 계속적으로 반대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당근책을 제시할 수도 있다고 바라보기도 한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산업은행으로서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마무리하기 위해 KCGI 등 3자연합의 반대를 잠재울 필요성을 강하게 느낄 것이다”라며 “따라서 3자연합이 수긍할 만한 명분을 제시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데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