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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통합 속전속결, 이동걸 '한진해운 악몽' 피한다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0-11-16 14:5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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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통합하는 빅딜을 결단하며 대규모 항공산업 재편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산업은행의 한진해운 파산 결정으로 국내 해운업 경쟁력 약화를 이끌었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통합 속전속결,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6947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동걸</a> '한진해운 악몽' 피한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하지만 항공산업 독점화와 정부의 경영 개입, 구조조정 가능성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동걸 회장은 16일 산업은행 온라인 브리핑을 열고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경쟁력 있는 통합 국적항공사로 거듭나도록 관련된 작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 회장은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여부가 불투명해지자 곧바로 한진그룹을 포함한 국내 주요 대기업집단을 대상으로 인수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를 밟았다.

산업은행에서 이미 수조 원대 자금을 지원해 버티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더 늦어진다면 경쟁력 약화와 막대한 손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대안을 찾은 것이다.

그동안 산업은행이 한진칼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매입하도록 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한진칼 대신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인수하도록 하고 금호산업의 구주가 아닌 아시아나항공 신주와 채권을 인수하도록 해 통합작업에 더욱 속도를 붙였다.

대한항공이 유상증자를 통해 한진칼 이외 주주들에게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구주 가격과 관련한 협상 등으로 매각이 지연되는 일을 막기 위한 선택으로 분석된다.

이 회장이 가능한 이른 시일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마무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지연될수록 산업은행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양쪽에 들여야 할 지원금은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브리핑에서 이번 매각방안을 두고 "항공산업 정상화에 들이는 정책자금 투입규모를 최소화하고 이미 들어간 정책자금 회수에도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항공업이 부진한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에 '제2의 한진해운 사태'가 벌어지는 일을 막겠다는 이 회장의 강한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진해운 주채권단이었던 산업은행은 경영난을 겪던 한진해운에 자금지원을 중단했고 결국 2017년 한진해운의 파산을 초래해  국가 해운산업 경쟁력 약화를 낳았다는 비판을 받는다.

당시 산업은행이 한진해운을 현대상선에 합병하는 방안을 선택했다면 해운업 분야 국가 경쟁력이 지금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유지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항공산업 역시 해운업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국가 기간산업인 데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다면 가장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업종으로 꼽힌다.

이 회장이 이런 점을 고려해 아시아나항공에 기약 없는 지원을 이어가거나 포기하는 대신 국적항공사 일원화라는 강수를 내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앞으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뒤따를 수 있는 부작용과 비판을 극복하고 합병의 당위성을 증명해 보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국내 항공산업이 사실상 대한항공 독점체제로 재편돼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거나 두 항공사의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일자리 감소가 일어날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이 유상증자를 통해 한진칼 대주주에 오르게 되는 만큼 항공산업 경영에 정부가 개입하는 '관치경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회생할 수 있는 뚜렷한 대안이 없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인수에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통합이 무리 없이 추진될 공산이 크다.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브리핑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조속히 추진해야 채권단의 손실을 피할 수 있다"며 "국내 항공산업 재도약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즉시 통합에 착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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