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재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재연임에 성공할까?
정 사장은 2018년 취임 이후 우리카드 실적 증가를 이끌어왔는데 올해도 역대 최대 순이익을 낼 가능성이 커지며 재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30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살펴보면 우리카드가 올해 역대 최대 순이익을 낼 가능성이 크다.
우리카드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순이익 1074억 원을 냈다. 우리카드 출범 이후 가장 많은 순이익을 낸 것이다.
우리카드는 3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으로 2014년 644억 원, 2015년 1006억 원, 2016년 923억 원, 2017년 815억 원, 2018년 894억 원, 2019년 931억 원을 거뒀다.
정 사장이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수수료 수익 감소 등 카드업계 업황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호실적을 낸 만큼 재연임 성공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정 사장은 올해 12월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그는 2018년 우리카드 사장에 취임해 2년 임기를 마치고 2020년 추가로 1년 임기의 연임에 성공했다.
앞서 2020년 초 연임 당시에도 우리금융지주 그룹임원 추천위원회는 정 사장 선임 이유로 우리카드의 실적 증가를 이끈 점을 꼽았다.
정 사장은 취임 이후 '카드의정석' 시리즈를 흥행시켜며 실적 증가세를 이끌어 왔다. 카드의정석 시리즈는 기획과 마케팅은 물론 디자인까지 거의 모든 부분을 정 사장이 직접 관여해 '
정원재 카드'라고 불린다.
카드의정석 시리즈는 10월 기준 780만 좌가 발급 돼 출시 2년여 만에 700만 좌를 넘어 800만 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카드의 정석 시리즈 인기에 힘입어 올해 3분기 말 기준 유효회원 수도 745만2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만 명 이상 늘어났다.
정 사장이 카드업계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마이데이터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사업 추진의 연속성 측면에서 재연임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마이데이터사업은 정보주체인 개인의 동의에 따라 은행, 카드사 등 금융기관에 흩어져있는 데이터를 활용해 정보·자산관리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2021년 초까지 허가를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우선 심사대상 자격을 보유한 기업 40곳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해 20곳을 선정하기로 했다.
정 사장은 마이데이터팀을 별도로 만들어 마이데이터사업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7월 디지털부문 조직을 기존 1부 3팀에서 3부 6팀체제로 대대적으로 개편하며 마이데이터 전담팀을 만든 것이다.
금융당국의 심사결과가 올해 안에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 우리카드로서는 중요한 사업의 허가를 앞두고 대표를 교체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번에 정 사장이 재연임되면 우리카드를 3년 넘게 이끌게 돼 새 기록을 만들게 된다. 우리카드는 2013년 출범해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음에도 사장 교체가 유난히 잦아 3년 넘게 이끈 사례가 없었다.
초대 사장인 정현진 사장은 3개월도 안 돼 퇴진했고 이어 강원 사장이 선임됐지만 연임에 실패하면서 1년4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 뒤 유구현 사장이 두 차례 연임하면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동안 우리카드를 이끌었다.
우리카드 사장 선임절차는 자회사 대표이사후보 추천위원회, 그룹임원 추천위원회, 각 회사 이사회를 거쳐 진행된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자회사 대표이사후보 추천위원회 일정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