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이 다른 산업의 혁신을 선도하는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 변화하겠다는 비전을 내놓았다.
구 사장은 28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디지털-X 서밋 2020’ 뒤 진행한 KT 경영진 기자간담회에서 “KT는 올해부터 내부에서 디지털 전환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왔고 앞으로 그 성과를 바탕으로 통신기업에서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이 28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KT 경영진 기자간담회’에서 사업전략 발표를 하고 있다. < KT >
그는 “취임하고 3가지 생각을 했다”며 “첫 번째는 케이뱅크 증자 문제, 케이블TV 인수 등 오래된 숙제 2가지를 해결하자는 생각, 두 번째는 인력을 키우고 일하는 방식을 바꿔 내실을 키우자는 것, 세 번째는 구조적 변화를 준비하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구 사장은 그룹 계열사의 재편을 통해 KT의 성장사업을 부각하는 방법을 고민했고 이제 디지털 전환사업을 중심으로 한 구조적 변화를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미디어, 금융, B2B(기업 사이 거래)사업을 키우겠다는 구체적 계획도 내놓았다.
구 사장은 “KT는 미디어를 플랫폼사업으로 보고 있다”며 “KT그룹은 현대HCN을 인수하면서 유료방송 가입자 1256만 명을 확보해 미디어사업 압도적 1등을 차지하고 있는데 2021년부터는 콘텐츠 역량 강화를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구 사장은 TV 등 미디어는 집 안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플랫폼으로 고객들 삶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부분이 많은 영역이라고 봤다.
교육과 휴식, 돌봄 등의 서비스를 미디어 플랫폼을 바탕으로 키워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KT는 최근 3년 동안 인터넷TV사업 매출 성장률이 20%로 나타났다.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까지 포함하면 KT 미디어사업의 규모는 약 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자회사인 비씨카드를 통해 금융 플랫폼사업을 펼칠 계획도 내놓았다.
구 사장은 “비씨카드는 가맹점 310만 곳, 개인 고객 3530만 명을 확보하고 있는 데이터회사”라며 “카카오뱅크와 다른 위치에서 KT의 핵심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B2B사업에서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역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구 사장은 “인공지능, 빅데이터는 그 기술 자체보다 특정분야와 결합해 사업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능력과 자산이 있느냐가 중요한데 KT는 이게 있다”고 말했다. 그는 “KT는 개인 고객 1800만 명, 가구 수로는 900만 가구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고 고객사도 5만 곳에 이른다”며 “KT가 지니고 있는 기술, 데이터, 고객기반을 합치면 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구 사장은 사례로 KT가 현재 아파트와 호텔 등에 인공지능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하면서 매출을 내고 있고 인공지능 콜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다.
2020년 말에는 인공지능이 간단한 안내를 담당하는 콜센터 기술을 완성하고 상품화해 2021년부터 인공지능 콜센터사업에 본격 진출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구 사장은 미디어, 기업·IT솔루션, 인공지능·디지털전환부문은 KT 안에서 놀랍게 성장하고 있는 사업들로 앞으로 구조적 변화를 통해 이들 사업분야를 더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KT는 이미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관련 개발과 컨설팅 인력 1500여 명을 육성했으며 해마다 인공지능 분야 핵심인재를 300명 이상 추가 양성하겠다고 했다.
구 사장은 “KT는 ‘올드한 회사’라는 인식과 달리 사내에 2030 인력 4500명이 있고 올해에만 인공지능 관련 인력을 370명 정도 키워냈다”며 “인력에도 충분히 자신감이 있고 재택근무, 고객 중심의 애자일경영, 사업조직의 광역본부화 등으로 일하는 방식도 혁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구 사장을 비롯해 박윤영 KT 기업사업부문장 사장, 전홍범 KT 인공지능디지털전환 융합사업부문장 부사장,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 등 경영진이 참석했다.
구 사장은 KT 경영진이 함께 기자간담회를 여는 것을 두고 “취임 초에 이야기했듯 KT는 복수사장제로 경영진이 같이 경영하는 회사로 가겠다는 뜻에서 혼자 하는 것이 아닌 경영진 간담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