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연말 임원인사시기가 다가오면서 인사내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임원인사는 이재용 부회장 시대에 삼성그룹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실시되는 고위급 인사다.
삼성그룹은 부진한 사업부문의 인력을 감축하고 임원보수를 줄이는 조직 효율화를 사업구조 개편과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이는 이 부회장이 추구하는 실용주의와 맥을 같이 하는데 연말인사에서 이런 기조가 어떻게 현실로 구현될지 주목된다.
◆ 이재용, 연말인사 안정보다 변화인가
19일 재계에 따르면 12월 초 예정된 삼성그룹의 연말 임원인사에 대규모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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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그룹은 지난해 이재용 부회장 시대로 이행을 준비하는 시기여서 변화보다 안정에 중점을 둔 임원인사를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임원승진은 6년 동안 가장 적은 폭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삼성그룹은 올해 사실상 이재용 부회장 시대를 개막한 데다 통합 삼성물산 출범, 화학과 방산 계열사 매각 등 대규모 사업구조 개편을 한 만큼 연말인사에서도 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부회장은 부진한 사업부문보다 성장이 기대되는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실용주의’ 전략과 경영실적에 따른 철저한 ‘성과주의’ 인사원칙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장 삼성전자에서 신종균 IM부문 사장과 윤부근 CE부문 사장의 임기가 내년 3월 끝남에 따라 거취가 주목된다.
신 사장은 갤럭시S5와 갤럭시S6 부진 등 스마트폰사업에서 고전해 이번에 교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들은 지난해 연말인사에서도 신 사장이 물러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빗나갔다.
일각에서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해 삼성그룹에서 중책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 사장은 통합 삼성물산 출범에 공을 세우고 글로벌 감각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아 이재용 부회장이 중시하는 글로벌 키워드와 맞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사장이 부회장 승진과 함께 이재용 부회장도 회장에 올라 삼성그룹에 이재용 부회장 시대의 개막을 공식적으로 알릴 수 있다는 것이다.
◆ 삼성그룹 성과주의 더욱 뚜렷해져
삼성그룹 계열사 임원들의 보수와 구조조정의 흐름을 보면 성과주의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삼성전자의 임직원은 올해 3분기 9만8557명으로 지난해 3분기 9만9556명에서 1천 명 가량 줄었다.
신종균 사장이 올해 3분기까지 받은 보수는 22억89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억4500만 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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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균 삼성전자 IM(무선사업)부문 사장. |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사업 부진을 반영한 결과다.
삼성전자의 이런 변화는 부품 공급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 삼성전기에도 영향을 줬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임직원은 올해 3분기 2만5599 명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1339 명 줄었다. 같은 기간 삼성SDI는 687 명, 삼성전기는 814 명 각각 감소했다.
사장들이 받는 보수도 마찬가지다. 3분기까지 보수로 조남성 삼성SDI 사장은 7억 원대,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은 5억 원대를 받아 삼성 사장단 가운데 하위권에 머물렀다.
삼성중공업의 박대영 사장과 삼성엔지니어링의 박중흠 사장도 올해 3분기까지 받은 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중공업 건설 계열사도 인력이 감소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1년 동안 700 명의 인력이 줄었고 삼성물산 역시 건설부문 인력을 중심으로 600 명 정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올해는 ‘변화’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만큼 연말인사에도 이러한 기조가 반영될 것”이라며 “이 부회장이 최근 적극적 현장경영에 나서는 것도 이런 기조와 맥을 함께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