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11번가 대표이사 사장이 동영상 리뷰서비스, 라이브커머스, 멀티탭 검색 등 사용자경험(UX) 개선으로 11번가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11번가는 SK플래닛에서 운영하는 오픈마켓으로 시작했다가 독립법인 3년차에 들어섰는데 이 사장은 상장을 목표로 하는 만큼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를 보여줘야 한다.
▲ 이상호 11번가 대표이사 사장.
2일 11번가에 따르면 상반기의 부진을 하반기에 만회해 올해도 영업이익 흑자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적자였지만 거래액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키워놓은 외형을 바탕으로 하반기 수익성 개선에 전력투구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11번가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라이브방송, 동영상 리뷰 ‘꾹꾹’ 등 동영상 콘텐츠와 배송서비스 강화 등으로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소비 추세에 전략적으로 대응해 연간 손익분기점 달성을 이뤄내겠다”며 “쇼핑의 재미, 정보, 참여의 가치를 제공하는 ‘커머스포털’ 11번가의 차별점으로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잡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2018년 9월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11번가를 맡아 다음 해인 2019년 바로 8년 만의 영업이익 흑자라는 성과를 냈다.
비용이 많이 들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신선식품 직매입 등의 비중을 줄이고 이커머스업계의 할인쿠폰, 초저가 경쟁에서 빠져 마케팅비용을 아끼며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한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올해 1분기, 2분기 다시 각각 영업손실 48억 원, 50억 원을 내면서 2019년의 흑자전환이 허리띠를 졸라매며 비용을 줄인 결과물일 뿐 플랫폼 차별화에 따른 근본적 경쟁력이나 성장성의 향상을 입증한 것이 아니라는 시장의 시선을 받기도 했다.
특히 이커머스업계가 코로나19 특수로 호황을 누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11번가의 부진은 더 타격이 클 수 있다.
이커머스시장에서 존재감이 약해졌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11번가는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사업의 수익성과 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사장에게 올해 하반기 영업이익을 끌어올리는 일은 더욱 절실한 과제인 셈이다.
이 사장이 ‘커머스포털’로 진화하는 데에서 11번가의 미래를 보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익 체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사장은 독립법인으로 출범하는 11번가를 맡으면서 쇼핑정보를 취득하고 상품 검색, 구매 등 쇼핑과 관련한 모든 것을 제공하고 판매하는 쇼핑의 관문인 상업포털로 플랫폼을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 사장은 11번가를 상품검색에서 만큼은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보다 앞서가는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 연구개발과 새로운 기능, 기술의 도입이 뒷받침돼야 한다.
11번가는 이 사장의 의지 아래 2019년에 이어 올해도 앱 개발분야 등에 걸쳐 경력직 개발자 인력을 100여 명 수준으로 충원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채용을 하고 있다. 올해 8월 11번가 모바일과 PC웹사이트 모두 플랫폼 개편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SK플래닛의 기술총괄을 거쳐 SK텔레콤에서 인공지능(AI) 서비스를 개발한 국내 인공지능 분야 전문가다.
2016년 SK그룹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 다음커뮤티케이션에서 검색부문 부문장 등을 지내기도 했다.
이 사장은 2018년 9월 11번가 대표이사에 선임됐고 2020년부터 SK텔레콤 커머스사업부장과 인터넷 포털 운영 자회사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까지 겸임하고 있다.
11번가는 2008년 2월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플래닛이 운영하는 오픈마켓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 2018년 9월에는 11번가 주식회사를 설립하며 별도법인을 구성했고 5천억 원의 투자도 유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