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숙 회장은 한미약품그룹 회장 추대 당시에 "임성기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현재 경영진을 중심으로 중단없이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해외 파트너들과 지속적 관계 증진 등을 통해 제약강국을 이루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임성기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법정 상속분대로 상속한다면 송영숙 회장은 가장 많은 12.69%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임성기 회장의 자녀인 임종윤 사장과 임주현 부사장, 임종훈 부사장은 각각 11.26%, 11.16%, 10.75%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들고 있게 된다.
또 한미사이언스 지분 6.43%를 보유한 한미헬스케어는 임종윤, 임주현, 임종훈 3남매가 97.82%의 지분을 나눠들고 있다.
이밖에 8월12일 기준으로 며느리와 손자, 손녀 등 오너일가 16명이 보유하고 있는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14.12%에 이른다.
임성기 회장은 2010년에 미성년자인 7명의 손자와 손녀들에게 각각 한미사이언스 지분 1.05~1.08%를 증여하는 등 가족 공동경영체제를 일찌감치 구상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성기 회장 일가족 20여 명은 모두 66.43%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지분 보유 형태만 놓고 본다면 독일 제약사 ‘머크’의 지배구조와 유사하다.
머크는 1668년에 설립됐는데 세계 66개국에 진출해 법인 250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2019년 기준 연매출 19조 원에 이르는 글로벌 제약사다.
머크 가문은 회사를 350년가량 소유해 왔는데 임성기 회장은 한미약품그룹도 머크처럼 가족 공동경영체제로 지속가능한 경영을 유지하는 데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머크의 지분 70%가량은 지주회사인 이머크가 보유하고 있고 이머크는 머크 가문 130여 명의 가족들이 지분을 나눠 소유하고 있다.
가족총회에서 뽑힌 머크 가문 10여 명이 5년 임기로 ‘가족위원회’를 맡는데 가족위원회가 머크 가문에서 5명, 외부전문가 4명을 뽑아 파트너위원회를 구성한다. 이 파트너위원회가 머크의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의 핵심경영진을 선정하고 대규모 기업 인수합병(M&A) 등 그룹 전체의 전략을 바꿀 수 있는 문제에 한해서 승인 권한을 지닌다.
머크 가문은 지배구조상 소유와 경영을 완전히 분리해 전문경영인에게 머크의 경영을 맡기고 있다. 전문경영인이 지나치게 단기성과를 지향하는 것을 견제하고 그들의 무한책임 기간을 퇴임 후 5년까지로 지정하는 등 장기적 관점에서 머크를 이끌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의 관계자는 “28일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사장의 등기이사 선임은 오너일가의 책임경영 차원에서 이뤄졌다”며 “송영숙 회장은 한미약품그룹 전체를 총괄하고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그룹의 미래를 설계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임성기 회장의 지분 상속과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