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융(IB)만큼은 1등인 증권사를 만들고 싶다.”
김성현 KB증권 각자대표이사 사장이 2019년 1월 취임한 뒤 한 말이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김성현 사장이 취임한 뒤 기업공개 주관시장에서 KB증권의 존재감이 전보다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사장은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데 투자금융부문 성과에 힘입어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KB증권은 최근 SK텔레콤의 자회사인 원스토어 상장 대표주관사 자리를 따냈다.
원스토어는 국내 통신3사와 네이버가 협력해 내놓은 토종 애플리케이션 장터다. 상장 뒤 시가총액 1조 원 이상을 넘보고 있어 ‘대어급’ 기업공개로 기대를 받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공모주 열풍 등 성과와 기대를 고려한다면 가정에 따라 원스토어의 시가총액은 2조5천억 원~7조 원 수준까지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KB증권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SK바이오사이언스 등 '대어급'으로 예상되는 기업공개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받기도 했다.
비록 최종 주관사단에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증권업계는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전달받아 후보군에 포함됐다는 것만으로도 KB증권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바라보기도 한다.
KB증권은 코로나19로 침체됐던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시장에서 서울바이오시스와 플레이디 상장에 성공하며 상장주관 역량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처럼 KB증권이 최근 기업공개 주관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는 데는 투자금융부문을 이끌고 있는 김 사장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KB증권은 투자금융부문 한 축인 채권발행시장(DCM)에서 2013년부터 줄곧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다른 한 축으로 꼽히는 주식발행시장(ECM)에서는 상대적으로 취약했다.
김 사장은 대표이사 취임 후 2019년 주식발행시장에서 3위 안에 들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김 사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뒤 KB증권은 잇따라 카카오페이지, 호반건설, SK매직 등 기업공개주관을 따내며 성과를 냈지만 상장 일정이 미뤄지면서 실적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KB증권으로서는 의미 있는 대어급 주관실적이 절실한 만큼 원스토어 주관사 자리를 따낸 것이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다.
김 사장이 KB증권의 기업공개 역량을 키우는 등 성과를 보인 데 힘입어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김 사장은 투자금융업계에 30년가량 몸담은 전문가로 꼽힌다. 국내 대기업들의 핵심 경영진은 물론 기업의 내부 사정까지 파악하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서 기업들이 원하는 부분을 정확히 분석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솔루션 내놓는 것으로 전해진다.
KB증권은 2019년부터
김성현 사장과
박정림 사장 각자대표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투자금융(IB)과 홀세일, 리서치센터, 글로벌사업부문은 김 사장이 이끌고 있으며 자산관리(WM),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 경영관리부문은 박 사장이 맡고 있다.
김 사장과 박 사장의 임기는 12월31일까지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