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게임 캐릭터의 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스타 2015’ 행사에서 게임 캐릭터를 활용한 사업을 음반과 패션 등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또 게임을 배경으로 한 뮤지컬도 준비했다.
엔씨소프트의 전략은 ‘게임 캐릭터를 게임 밖으로 내보낸다’로 요약된다. 이를 통해 게임사업에 치우쳐 있는 수익성을 다변화겠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모바일게임에서 성공을 자신했다.
◆ 게임과 뮤지컬의 만남
13일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인 ‘지스타 2015’ 행사에서 엔씨소프트가 제작한 게임 뮤지컬이 공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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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씨소프트가 제작한 게임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 |
주인공은 ‘묵화마녀 진서연’이다. 엔씨소프트는 인기 PC온라인게임 ‘블레이드앤소울’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활용해 이 뮤지컬을 제작했다.
엔씨소프트는 이 뮤지컬의 제작을 인기 배우 남경주 씨에게 맡겼다. 또 ‘뮤지컬계의 대부’로 불리는 김종현 교수와 김서룡 교수도 연출에 참여했다.
게임 캐릭터가 뮤지컬로 재해석되는 사례는 흔치 않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뮤지컬 기획에 큰 공을 들였다”며 “‘묵화마녀 진서연’은 지스타 2015 행사 기간에 진행되는 단순한 부대공연 수준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공연이 흥행할 경우 인기 게임의 캐릭터를 활용한 뮤지컬 공연이 더 증가할 것”이라며 “게임 속에 머물던 캐릭터가 문화라는 옷을 입는다는 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엔씨소프트도 이런 점을 의식해 홍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본 공연 외에 이 뮤지컬의 주요 장면을 모은 하이라이트 동영상을 편집해 공개하기로 했다.
◆ 게임 캐릭터가 가수로 데뷔할까
엔씨소프트는 지스타에서 내년 출시할 PC온라인게임 ‘마스터X마스터’(MXM)의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스타 B2C홍보부스를 약 100여 개 꾸렸는데 부스 대부분이 이 게임의 홍보에 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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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씨소프트가 신작 PC온라인게임 '마스터X마스터'의 캐릭터인 '비타'를 아이돌 가수로 키울 수 있을까. |
엔씨소프트가 이번 지스타에서 공개한 ‘마스터X마스터’의 사업전략이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과는 결이 다른 게임 캐릭터 사업전략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지스타에서 ‘비타’라는 캐릭터가 출연하는 미니앨범과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는데 향후 실제 가수로 데뷔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이는 게임 속 캐릭터가 가요 프로그램에 출연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엔씨소프트는 지스타에서 카메라기업 캐논(Canon)과 스포츠용품 브랜드 ‘컨버스’ 등과 제휴를 맺고 개발한 제품도 공개했다.
또 인기 웹툰작가인 양영순 씨 등과 협력해 게임 캐릭터를 웹툰으로 재해석 하려는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게임 속 캐릭터가 게임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로 확대 재생산된다는 의미”라며 “엔씨소프트 팬들이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캐릭터 앞세워 매출 다변화 전략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이날 지스타 2015 행사장을 찾아 "모바일게임에서도 우리가 준비한 것을 보여줄 때가 됐다"며 모바일게임에서 성공을 자신했다.
엔씨소프트가 캐릭터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나선 것은 PC온라인게임 중심의 매출구조를 모바일게임 등으로 다변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는 매 분기 7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내는 리니지를 비롯해 아이온과 블레이드앤소울 등 흥행 PC온라인게임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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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
그러나 최근 게임시장의 중심축이 모바일게임으로 옮겨져 엔씨소프트가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3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뒷걸음질하는 등 게임시장 환경변화에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윤재수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상반기부터 모바일게임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며 시장의 대세를 따르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게임 밖으로 나간’ 게임 캐릭터 사업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다면 모바일게임 사업과 함께 엔씨소프트는 신사업에서 ‘투트랙 전략’을 짤 수도 있다.
이런 전략에 대한 전망은 밝은 편이다. 엔씨소프트의 게임 캐릭터 인지도가 높기 때문이다.
또 한국에서 아직 ‘게임 속’ 캐릭터를 활용한 ‘게임 밖’ 사업규모가 작기 때문에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효과도 기대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와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기업도 캐릭터를 활용한 오프라인 상점 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며 “게임시장에서 엔씨소프트의 인기게임 캐릭터가 차지하는 비중을 봤을 때 오프라인 사업도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점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