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종금증권이 현대상선의 대규모 자금조달을 지원하고 나선 배경을 놓고 여러 관측이 나온다.
메리츠종금증권은 현대상선이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을 담보로 여러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주관사 역할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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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사장. |
이 과정에서 메리츠종금증권도 돈을 넣었다는 말도 나돈다.
13일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은 현대상선이 이번에 확보한 4500억 원 가운데 55%인 2500억 원을 마련하는 과정을 주선했다.
현대상선은 ‘스마트업 제1차 유한회사’ 등 특수목적법인(SPC) 3곳을 통해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으로 2500억 원을 빌렸다.
자산담보부기업어음은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매출채권이나 회사채 등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기업어음을 말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이 과정에서 투자자를 모집하는 역할을 맡았다.
현대상선은 보유하고 있는 현대증권 지분 22.43%을 신탁담보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이 자금의 금리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대출기간이 1년으로 짧고 현대상선도 긴급자금을 필요로 했던 상황임을 감안하면 시장평균보다 훨씬 높은 금리일 것으로 추정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대규모 자산담보부기업어음 발행을 주선하면서 상당한 수수료 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메리츠종금증권이 스마트업유한회사에 돈을 일부 투자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런 말이 사실일 경우 메리츠종금증권은 높은 이자이익을 보장받게 될 뿐 아니라 현대상선이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한다면 담보로 잡은 현대증권 지분을 확보할 가능성도 생긴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 현대상선이 향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현대증권을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에 대비해 메리츠종금증권도 현대증권의 지분 확보나 인수 가능성을 열어놓고 현대상선을 지원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메리츠종금증권 측은 “메리츠종금증권을 비롯한 메리츠금융지주 계열사들은 스마트업유한회사에 자기자본을 투자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현대증권 지분이 신탁담보로 맡겨졌기 때문에 현대상선이 만기까지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한다 해도 현대증권 지분이 곧바로 처분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