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과 KB증권이 SK텔레콤 자회사인 원스토어 상장주관을 따내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증권과 KB증권이 원스토어 상장주관사로 선정되면 이른바 ‘대어급’ 상장주관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원스토어는 상장주관사 선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원스토어는 8월 증권사들에게 입찰제안요청서를 발송한 뒤 주관사의 제안서 접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초대형증권사들이 원스토어로부터 입찰제안요청서를 받았고 원스토어의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던 키움증권과 SK증권도 상장주관 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상장주관시장의 강자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삼성증권과 KB증권이 대표주관사나 공동주관사에 선정될지 관심이 몰린다.
삼성증권과 KB증권은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국내를 대표하는 초대형증권사다.
하지만 상장주관시장에서는 그 위상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블룸버그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증권사의 상장주관실적 순위에서도 KB증권은 6위, 삼성증권은 8위에 그쳤다.
삼성증권과 KB증권은 최근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바이오사이언스 등 대어급 기업의 상장주관사 선정후보에 연달아 포함되면서 기대감을 높였지만 결국 빅3 증권사에 밀려 주관사단 합류에 실패했다. 이에 대어급 수임 능력이 아쉽다는 시선도 나왔다.
삼성증권과 KB증권이 원스토어 상장주관사로 선정된다면 이런 시선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는 만큼 이번 상장주관 경쟁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수의사·약사 출신의 바이오 인력을 IPO(기업공개)팀에 영입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IPO팀을 2개로 늘린 뒤 인력을 확대하는 등 상장주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힘써왔다.
최근에는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던 카카오게임즈의 대표주관사를 맡아 상장을 역대급 흥행으로 이끌면서 상장주관 역량을 끌어올렸다. 대어급 트랙레코드를 쌓은 만큼 이후 상장주관 경쟁에서 기대감을 품을 수 있게 됐다.
KB증권은 올해 상반기 코로나19로 상장주관시장이 극도의 부진을 보였지만 서울바이오시스와 플레이디 상장을 성공시키는 저력을 보였다.
2018년과 2019년에는 대어급으로 꼽히는 카카오페이지, 호반건설, SK매직 등의 상장주관사로 선정되기도 했지만 일정이 미뤄지면서 아직까지 이렇다 할 실적을 쌓지 못하고 있는 만큼 의미 있는 대어급 트랙레코드가 KB증권으로서는 절실하다.
키움증권과 SK증권은 대형증권사보다 규모가 작고 상장주관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원스토어가 대표주관사나 공동주관사로 선택하기에는 부담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인수단으로 합류할 가능성은 있다.
상장주관시장의 또 다른 강자인 미래에셋대우는 원스토어 상장주관 경쟁에 참여할 수 없다. 원스토어 2대주주인 네이버가 미래에셋대우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이해관계인으로 분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이나 KB증권은 이번 원스토어 상장 주관사단 합류를 충분히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스토어 상장 주관사단 합류에 성공한다면 다른 대어급 기업 뿐만 아니라 이후 SK텔레콤이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다른 자회사들의 상장주관사 선정 경쟁에서도 힘을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 자회사들은 모두 조 단위의 기업가치(원스토어 1조 원, ADT캡스 2조 원, 11번가 3조 원, SK브로드밴드 5조 원)를 인정받을 것으로 전망돼 상장주관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