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자금 조달계획서를 제출하면서 그룹 재건에 한 발 더 다가섰다.
그러나 박 회장은 인수자금 대부분을 ‘남의 돈’으로 마련한 만큼 주력 계열사의 실적을 빨리 회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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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이 산업은행에 제출한 금호산업 인수자금 조달계획서를 놓고 채권단이 법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채권단은 법적 검토 과정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이른 시일 안에 조달계획서를 승인하기로 했다.
박 회장이 채권단의 승인을 받고 올해 말까지 자금을 납입하면 박 회장은 6년 만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역할을 해 온 금호산업을 완전히 되찾게 된다.
이에 앞서 박 회장은 특수목적회사(SPC)인 금호기업를 설립하고 CJ그룹이나 효성 등의 투자를 유치해 금호산업 지분 50%+1주를 인수하는 자금조달 계획서를 냈다.
박 회장은 인맥은 물론이고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사업적 관계를 이어가던 기업들을 총동원해 자금을 마련했다.
금호산업 인수자금 7228억 원 가운데 박 회장이 직접 댄 자금은 1500억 원 수준에 그친다. 나머지 5700억 원은 외부에서 조달했다.
이 때문에 박 회장은 앞으로 주주배당과 대출이자 등 만만찮은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매년 최소 150억~200억 원 정도를 부담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이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 뒤에도 실적회복을 통해 이런 부담을 이겨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을 떠받치고 있는 주력 계열사들은 현재 실적이 좋지 않다.
금호타이어는 3분기에도 상반기에 이어 업계 3위 넥센타이어보다 적은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호타이어는 실적 회복뿐 아니라 틀어질 대로 틀어진 노사관계도 정상화해야 한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한 달 동안 이어진 노조의 전면파업에 회사가 직장폐쇄로 맞서는 등 심각한 노사갈등을 겪었다.
아시아나항공은 뒤늦게 제2 저비용항공사(LCC) 에어서울을 출범시키며 저비용항공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제주항공 등 다른 저비용항공사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에어서울은 내년 2분기 첫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회장이 에어서울을 만들겠다는 의사를 밝힌 지 2년 만에 첫 취항을 시작하는 것으로 당초 계획보다 1년 이상 늦어졌다.
에어서울 출범이 늦춰지는 사이 제주항공은 최근 국내 저비용항공사 최초로 상장하며 성장발판을 마련해뒀다. 제주항공의 시가총액은 아시아나항공의 시가총액을 이미 뛰어넘었다.
제주항공은 자산과 자본 규모면에서 아시아나항공보다 작지만 성장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