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주가가 실적 증가속도와 비교해 지나치게 고평가된 수준이라 주가 하락세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시장조사기관이 분석했다.
포브스는 8일 시장조사기관 트레피스 분석을 인용해 “애플 주가는 5G아이폰 판매 호조 전망과 서비스 및 웨어러블사업 성장세에 힘입어 급등했다”며 “고평가 단계에 오른 상태”라고 보도했다.
애플 시가총액 대비 순이익(P/E)지수는 지난해 약 17배로 나타났지만 현재는 37배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트레피스는 “애플 시가총액 대비 순이익지수가 이 정도까지 오른 것은 2007년 아이폰이 사상 처음 출시됐을 때 뿐”이라며 “애플이 그 당시와 같은 매출 증가세를 보일 가능성은 낮다”고 바라봤다.
아이폰이 처음 출시됐을 때부터 5년 동안 애플 연평균 매출 증가율은 45%에 이르렀는데 최근 5년 연평균 매출 증가율은 3% 안팎에 그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트레피스는 저금리 상황에서 애플 주식이 투자자들에 ‘안전자산’으로 주목받아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 근본적 기업가치보다 외부적 요소가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의미다.
트레피스는 애플 주주 대부분이 올해 출시되는 5G아이폰 판매 호조와 콘텐츠 등 서비스사업, 에어팟이나 애플워치와 같은 웨어러블사업의 가파른 성장세를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된 만큼 소비자들이 최신 통신 기술과 고성능 카메라를 갖춘 스마트폰을 구매할 욕구를 느끼기 어렵다는 점이 걸림돌로 꼽힌다.
애플이 앱스토어 등 콘텐츠사업에 관련해 세계 여러 국가에서 반독점규제 심사를 앞둔 데다 자체 동영상 플랫폼과 같은 사업은 낮은 수익성을 보인다는 약점도 있다.
트레피스는 “투자자들이 애플 주식을 안전자산으로 대하는 추세가 강해지고 있지만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이라며 “코로나19 확산 등 변수가 애플 주가에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투자자들이 애플 대신 다른 기업 주식으로 투자처를 이동하면서 애플 주가 하락을 이끌 가능성도 있다.
트레피스는 “애플 근본적 기업가치가 현재 주가 수준을 뒷받침하기는 어려운 상태”라며 “주가 하락세가 더 이어질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미국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1일 134.18달러로 장을 마치며 사상 최고가를 보였지만 4일에는 120.96달러로 장을 마감하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