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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
한미약품과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대규모 신약 기술수출 계약으로 제약업계의 ‘신데렐라’로 부상하고 있다.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의 시가총액을 합치면 SK텔레콤과 비슷하고 네이버 LG화학을 턱 밑에서 추격하는수준에 이른다.
◆ 시가총액, LG화학 턱 밑 추격
한미약품 주가는 9일 전 거래일보다 11만3천 원(15.89%)오른 82만4천 원에 장을 마쳤다. 한미약품의 시가총액은 종가기준 8조4303억 원까지 늘어났다.
한미사이언스의 주가는 3천 원(1.69%)내린 17만5천 원에 마쳤다.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4일 연속 상승세를 보인 후 이날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한미사이언스 시가총액은 10조75억 원으로 10조 원 선을 지켜냈다.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의 시가총액을 합치면 18조4378억 원에 이른다.이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SK텔레콤의 시가총액 18조4908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며 네이버(20조8천억 원), 신한지주(20조8천억 원), LG화학(19조6천억 원), 삼성SDS(19조5천억 원) 등을 추격하는 수준이다.
한미약품은 글로벌 제약회사 사노피와 5조 원대의 당뇨병 신약 기술수출계약을 맺었고 이 덕분에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의 주가는 며칠 동안 30%이상 상승했다.
한미약품은 이날 장 종료 후 미국 글로벌 제약사인 얀센과 1조 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고 추가로 발표했다. 이 때문에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의 주가가 앞으로 더 올라갈 것으로 관측된다.
◆ 한미약품, 약국에서 글로벌 제약회사로
임성기 회장은 중앙대학교 약학과를 졸업하고 1967년 서울 종로5가에 ‘임성기 약국’을 개업했다.
의약분업이 시행되기 전이라 약국들이 각자 고유의 약 제조법을 바탕으로 환자들을 치료하던 시기였다. 당시 국내에는 베트남전 영향으로 매독환자들이 많았는데 임 회장은 이 환자들을 적극적으로 치료해 명성을 알렸다.
임 회장은 1973년 임성기제약을 설립했고 이를 기반으로 동료 약사들과 함께 한미약품을 세웠다.
한미약품은 2000년대 초반까지 제약업계 10위권의 회사에 불과했다. 그러나 한미약품은 임 회장의 “신약개발은 내 목숨과도 같다”는 신조아래 신약개발에 몰두했다.
한미약품이 투자한 연구개발비는 최근 10년 동안 8천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에도 매출의 20%인 1525억 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 임성기, 3세 조기상속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자 임 회장이 ‘3세 상속’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임 회장은 자식으로 장남 임종균 한미사이언스 대표와 딸 임주현 한미약품 전무, 차남 임종훈 한미메디케어 대표 그리고 3명의 손자와 4명의 손녀를 두고 있다.
임 회장은 2012년 한미약품을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당시 4세부터 9세였던 손자들과 손녀들에게 각각 25억 원 규모의 한미사이언스 주식(1.05%)을 증여했다. 임 회장의 손주들은 그 뒤 증여와 무상증자를 통해 보유주식을 늘려왔다.
임 회장의 12세 손자인 임성연 군은 현재 한미사이언스 지분 1.08%를 소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손주들은 지분 1.05%씩 보유하고 있다.
장남인 임종균 대표가 한미사이언스 지분 3.59%, 딸인 임주연 전무가 3.54%, 차남인 임종훈 대표가 3.13%를 보유하고 있는 점과 비교하면 3세로 ‘조기상속’이 이루어진 셈이다.
임 회장은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모든 세금을 정상적으로 납부했는데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급등하면서 ‘3세 상속’을 놓고 불편한 시선도 존재한다.
7명의 손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한미사이언스 주식들의 평가액이 모두 1천억 원을 넘겼기 때문이다.
국내 상장사 주식을 100억 원 이상 보유한 미성년자는 모두 14명인데 이 가운데 1~7위를 임 회장의 손주들이 차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