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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걸 LF 회장과 필립 조파드 프랑스 라푸마그룹 회장이 2010년 11월 중국 베이징 레전데일호텔에서 '라푸마차이나' 합작법인 설립 조인식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구본걸 LF 회장은 LF가 운영하는 해외 아웃도어 브랜드인 ‘라푸마’ 덕을 언제쯤 볼 수 있을까?
구 회장은 라푸마를 연매출 5천억 원까지 올려 LF의 대표 브랜드로 키우려 한다.
라푸마는 아웃도어시장 정체 속에서도 국내에서 선방하고 있다. 그러나 라푸마의 중국사업은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구 회장은 LF의 장래를 위해 투자를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다.
구 회장은 LF를 ‘종합생활문화기업’으로 만든다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 목표 달성을 위해서도 라푸마의 역할이 중요하다.
◆ LF,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 키우기
8일 의류업계에 따르면 LF가 올해 하반기 들어 ‘라푸마’ 키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LF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라푸마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해 오다 올해 들어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장하고 있다“며 “라푸마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매장의 효율성보다 사업확장에 좀 더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LF는 도심에서도 멋스럽게 입을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형’을 주제로 올 가을겨울시장에 승부수를 던져놓고 있다.
LF는 지난달 6일 라푸마의 키즈라인인 ‘라푸마i’도 론칭했다. LF는 라푸마i를 통해 불황에도 아이를 위한 소비는 늘어나는 추세에 대응하고 있다.
라푸마i는 다운재킷부터 신발까지 라푸마 성인제품과 비슷한 디자인으로 출시된다. 온가족이 야외활동할 때 디자인을 함께 맞춰 입을 수 있도록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 라푸마, 국내시장 안착
구 회장은 LF의 아웃도어사업을 ‘라푸마’에 집중하면서 라푸마의 안착이라는 성과를 냈다.
라푸마의 매출은 올해 상반기 전년동기에 비해 3% 증가했다. 국내 아웃도어시장이 침체돼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가 평균 30% 정도 매출이 후퇴한 데 비하면 선방한 것이다.
구 회장은 이런 여세를 몰아 하반기부터 라푸마 확대에 주력하고 잇다. 매장도 늘리고 라이프스타일형 제품을 확대하며 TV광고뿐 아니라 버스, 신문광고 등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구 회장은 올해 라푸마를 통해 매출 2700억 원을 달성하려고 한다. 그는 3년 안에 라푸마를 매출 5천억 원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해 스위스 스포츠용품 브랜드인 ‘인터스포츠’를 정리한 뒤 라푸마에 더욱 힘을 쏟았다.
LF는 2010년 인터스포츠를 들여왔으나 5년 동안 이렇다 할 수익을 거두지 못했다. 구 회장이 인터스포츠를 접기로 한 것은 사실상 라푸마에 집중하겠다는 뜻이기도 했다.
구 회장은 그동안 라푸마의 광모모델로 신민아씨를 기용해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며 성장 가능성을 확인해 왔는데 라푸마가 성장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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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걸 LF 회장 |
◆ 라푸마, 중국사업 수익성 개선 과제
구 회장은 라푸마를 국내에서 안착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중국에서 아직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LF는 2010년 중국에 ‘라푸마차이나’를 세웠지만 아직까지 중국에서 한 해도 순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라푸마는 지난해 중국에서 순손실 48억 원을 봤다. 2013년에도 당기순손실을 냈는데 베이징법인이 69억 원, 상하이법인이 70억 원을 기록했다.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아직 아웃도어의 개념이 자리잡고 있지 않아 고전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아웃도어시장은 향후 연평균 20%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돼 중국은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곳이다.
LF 관계자는 “라푸마 중국법인이 꾸준히 적자폭을 줄이고 있으나 언제쯤 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을 지 확답하기 힘들다”며 “중국 아웃도어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때까지 투자라고 생각하고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LF는 지난해부터 중국에 있는 주요 백화점을 중심으로 라푸마 매장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LF는 지난해 기준으로 현지 100여 개 매장에서 매출 205억 원을 올렸다. 중국에서 2010년부터 두자릿수 매출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LF는 중국 온라인몰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다. LF는 올해 5월 중국 최대 온라인쇼핑몰인 ‘티몰’에 입점했다.
◆ 구본걸, 라푸마 성장 절실한 이유
구 회장은 지난해 4월 회사이름을 LG패션에서 LF로 바꾸면서 ‘종합생활문화기업’의 비전을 제시했다.
구 회장은 LG그룹에서 독립하고 크고 작은 인수합병을 추진해 왔는데 종합생활문화기업이라는 비전을 제시한 뒤 인수합병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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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푸마 전속모델 신민아씨가 2015년 4월 라푸마 트레일워킹화 'FX 제로-지(FX ZERO-G)' 출시기념 '라푸마 리듬워킹'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LF는 지난 5월 온라인쇼핑몰 업체인 ‘트라이씨클’을 인수해 중저가 의류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LF는 또 케이블채널 ‘동아TV’를 운영하는 헤럴드동아를 인수했다. LF는 헤럴드동아를 통해 최근 해설이 있는 패션쇼를 처음 선보이고 LF 동영상 쇼핑 콘텐츠인 ‘LF스타일캐스트’를 론칭했다.
LF는 닥스, 헤지스, TNGT 등 29개 브랜드 외에도 독일 신발브랜드 ‘버켄스탁’과 프랑스 침구브랜드 ‘잘라’ 등 해외브랜드를 확대하고 있다.
구 회장이 종합생활문화기업을 내세우며 외형을 키우는 까닭은 백화점 채널만 의존하는 패션사업으로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구 회장은 2011년부터 LF의 연매출 1조4천억 원의 벽을 뚫지 못하고 있다.
LF의 매출은 2011년 1조4393억 원, 2012년 1조4664억 원, 2013년 1조4860억 원, 2014년 1조4602억 원 등으로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LF는 수익성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LF는 지난해 영업이익 957억 원을 거뒀다. 2013년보다 13% 가량 늘었지만 2011년 1273억 원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LF의 매출 57%를 차지하는 남성복과 스포츠아웃도어, 캐주얼부문은 최근 양극화한 소비 트렌드에 가장 취약한 부문”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의류업종에서 고가와 저가 의류시장은 커지겠지만 중가 의류시장은 위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구 회장은 LF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보여줘야 하고 그 첨병의 역할을 라푸마가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 회장이 라푸마에 주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LF의 현실은 구 회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LF의 매출 증강율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나 한섬에 비교하면 약한 편이다.
이화영 하나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LF는 신규 브랜드 도입, 자체 온라인채널 강화, 종합 라이프스타일 회사로 변화 추진 등 전략의 효과가 실질적으로 가시화하고 있지 않다”며 “LF의 3분기 영업이익률도 지난해보다 0.5% 줄어든 2.6%에 머물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의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LF는 헤지스 외에 이렇다 할 대표 브랜드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며 “LF는 업계 최고 수준의 3천억 원의 현금성자산을 통해 라푸마를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결실을 보여줄 때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