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5조 원대의 신약 수출계약을 맺으면서 제약업계의 신약개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회사들의 주가도 앞으로 신약개발의 성공에 따라 다른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제약회사들은 한때 복제약(제네릭)을 전문으로 하는 내수기업에 불과했지만 신약개발을 새로운 수출동력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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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 |
김형수 교보증권 연구원은 6일 “한미약품이 대규모 기술수출계약을 성사시키면서 제약산업이 고부가가치와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재조명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미약품은 5일 글로벌제약회사 사노피와 개발 중인 당뇨병 신약을 놓고 4조8천억 원대의 기술수출계약을체결했다.
한미약품은 계약금으로만 5천억 원을 받는다. 이는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국내 제약기업들이 지난해 낸 당기순이익을 모두 합친 것의 68%에 이르는 수치다.
한미약품의 대규모 수출계약이 알려지면서 국내 제약회사들의 신약개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제약회사들은 신약개발을 위해 연구개발비 투자를 늘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한미약품은 전체매출의 20.6%인 946억 원을 연구개발에 썼다. LG생명과학도 전체매출의 20.5%인 383억 원을 연구개발비로 사용했고 종근당도 전체매출의 14.2%인 409억 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이밖에 대웅제약이 11.9%(470억 원), 녹십자가 10.7%(446억 원), 일동제약이 10.6%(233억 원)를 연구개발비로 투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제약회사 가운데 종근당, JW중외제약, 동아ST가 한미약품과 같은 방식으로 기술을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종근당은 올해 상반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승인한 임상시험 323건 가운데 19건을 차지해 가장 많은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제약회사로 꼽힌다.
JW중외제약도 표적항암제 개발 부문에서 성과를 내고 있으며 동아ST는 천연물 성분의 당뇨병성신경증 치료제 연구개발에 진전을 보이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는 2000년대 중반까지 외국 제약회사의 복제약을 국내시장에 판매하는데 치중했다.
그러나 메디톡스 같은 바이오벤처기업들이 수출기업으로 대두되고 정부가 2000년 대 후반부터 약값인하와 리베이트규제 조치를 시행하면서 신약개발은 제약업계의 화두가 됐다.
국내 제약회사들이 신약을 개발하면서 외국제약회사와 기술수출계약을 맺고 임상실험 단계별로 로열티를 받는 것은 최근 수출공식으로 자리잡았다.
국내 제약회사들의 수출규모는 지난해 9113억 원으로 2013년보다 9.2%나 늘어났다.
한미약품의 수출금액을 포함하면 올해 국내 제약업계의 수출규모는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