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프랑스를 거점으로 유럽에 진출할까?
4일 한국을 방문 중인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앞서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창업지원기관 ‘디캠프’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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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
올랑드 대통령은 이 곳에서 국내 대표 스타트업(신생기업) 운영자들을 만난 뒤 김상헌 네이버 대표와 IT산업과 문화교류산업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구글이 장악한 글로벌 인터넷 포털 시장에서 네이버의 성공비결이 무척 궁금하다”며 "네이버가 한국 인터넷포털 점유율 1위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헌 대표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한국과 프랑스가 IT산업 분야에서 예전부터 이어온 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네이버는 앞으로도 플랫폼 경쟁력을 적극 활용해 국가 간 협력 및 교류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2016년부터 프랑스의 문화와 생활양식, 경제, 언어, 관광 등의 정보를 동영상 플랫폼인 ‘TV캐스트’를 통해 국내에 제공하기로 했다.
아울러 한국과 프랑스의 IT 스타트업(신생기업) 생태계를 육성하기 위해 프랑스 국적의 스타트업을 선정해 지원하기로 했다.
외국 대통령이 국내 IT기업을 직접 방문하는 일은 무척 드물다. 네이버는 16년 역사상 다른 나라의 국가원수가 사옥을 찾은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번 업무협약은 국가와 기업 간 협약이다 보니 네이버가 프랑스 문화를 국내에 전파하는 측면이 부각됐다“며 ”네이버 입장에서 향후 프랑스를 거점으로 유럽진출의 기반을 다질 수 있다는 의미가 있고 앞으로 프랑스와 더 많은 협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올랑드 대통령이 네이버의 한국시장 성공에 큰 관심을 보인 만큼 향후 네이버와 프랑스의 IT사업 협력이 더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프랑스는 유럽에서 독일, 영국과 함께 콘텐츠 산업이 가장 발전한 나라다. 네이버가 프랑스에 진출할 경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프랑스는 유럽에서 가장 큰 만화 시장을 갖고 있고 영화 등 동영상 서비스 수요가 높은 나라”라며 “네이버가 지닌 ‘웹툰’과 ‘TV캐스트’ 등의 플랫폼을 앞세울 경우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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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헌 네이버 대표. |
이 관계자는 “유럽이 국내보다 간편결제나 지도서비스 등은 뒤떨어져 있기 때문에 ‘네이버N스토어’나 실시간 교통서비스인 ‘네이버교통’ 등의 플랫폼도 인기를 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유럽에서 구글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네이버에 긍정 요인이다.
프랑스는 구글에 대한 반감이 높은 나라로 알려져 있다.
구글이 글로벌 인터넷 포털시장을 장악해 전체 인터넷 산업의 방향을 구글에 맞추는 것을 강요하고 있는데다 해외진출 국가에 세금도 제대로 내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프랑스에서는 ‘구글 거부운동’이 일어날 조짐도 보이고 있다.
네이버가 한국에서 구글에 앞섰다는 사실을 부각시키면 프랑스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