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이 현상유지에 치중하는 사업전략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삼성증권은 ‘삼성’이라는 이름의 가치 외에 성장구도를 이끌어낼 전략적 강점이 약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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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
서 연구원은 삼성증권이 국내 증권업계는 물론이고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이 시도하고 있는 사업구조 변화에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대형 증권사들은 올해 들어 인수합병을 시도하거나 다른 금융사업 분야에 진출하는 등 눈에 띄는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KDB대우증권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컨소시엄 3곳에도 한국투자증권(카카오뱅크), NH투자증권(인터파크), 현대증권(KT)이 참여했다.
그러나 삼성증권은 법적으로 5년 동안 대주주로서 증권사를 인수할 수 없다. 채권수익률을 담합해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혐의로 6월 초 3천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뒤 항소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다른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에 비해 해외진출 속도가 느리다는 평가도 받는다.
삼성생명은 베트남과 필리핀 보험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올해 중국 산시성에 여섯 번째 지점을 설립하는 등 해외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서 연구원은 “다른 대형 증권사들은 빠른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반면 삼성증권은 현상 유지에만 그치는 전략적 단점이 노출됐다”며 “저금리 환경에서도 해외진출 등을 시도하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보다 변화의 신호도 약하다”고 지적했다.
삼성증권은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WM) 등 기존에 강점을 보유했던 사업을 강화해 수익의 안정성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증시 불안의 영향으로 올해 3분기에 주식위탁매매는 물론이고 금융상품 판매와 운용수익도 크게 줄었다.
서 연구원은 “삼성증권은 이익의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강하다고 평가됐지만 3분기 실적에서 나타났듯 아직 완전하게 안정된 수준이 아니다”며 “지금은 역동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으로 삼성증권도 스스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