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경제지주의 부진한 경제사업 성과를 놓고 농협중앙회의 영향력이 과도하기 때문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김종안 한국협동조합연구소 소장은 6일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주최로 열린 ‘농협 지주회사체제 점검’ 논의를 위한 ‘제2차 좋은농협위원회 공개포럼’에서 “농협경제지주는 중앙회가 100% 절대주주이고 경제지주 이사의 절반 이상을 중앙회 이사가 겸직하고 있는 구조”라며 “주요 투자 계획은 농협경제지주 이사회의 의결뿐만 아니라 중앙회 이사회의 의결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농협중앙회의 영향력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경제지주의 자회사들이 사업계획 등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자체 이사회뿐만 아니라 농협경제지주와 농협중앙회의 이사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사업을 신속하게 처리하기가 힘들어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분석도 있다.
농협중앙회로부터 비교적 독립적으로 운영된다고 여겨지는 NH농협금융지주조차 농협중앙회와의 협의 때문에 의사결정이 늦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농협경제지주 및 자회사들은 민첩한 모습을 보이기가 더욱 힘들다는 것이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신한금융, KB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회장들이 7월23일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만난 뒤 신한금융을 비롯해 4대 금융지주들은 한국판 뉴딜 성공을 위한 대규모 금융지원 방안을 연이어 내놓았다. 하지만 NH농협금융지주는 아직까지 지원 여부 및 규모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배구조의 문제로 경제사업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먼저 농협경제사업의 지배구조 개선보다는 유통구조 개선에 방점을 뒀다.
농협경제지주 산하 ‘올바른 유통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수급 안정을 통한 농축산물 가격 지지 △제값 받기 위한 온라인 농산물 판매채널 구축 △유통시설 기능 다변화와 물류 효율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이 회장은 경제지주 개별 자회사에 지역조합장들의 이사 참여를 늘리는 등 지역조합장의 권한과 목소리를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방안은 농업인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점에서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경제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수익성을 높이는 데에는 부족할 수도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농협경제지주는 2019년 연결기준 순손실 1083억6900만 원을 냈다. 2018년보다 적자가 243% 늘어났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