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야심작으로 내놓은 신형 LF쏘나타가 뜻밖에도 20~30대 젊은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신형 쏘나타 전체 구매자 가운데 20~30대 젊은층이 30%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젊은층이 신형 쏘나타를 구매하기 위해 지갑을 연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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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신형 LF쏘나타는 3월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국내 시장에서만 1만8천 대 넘게 팔렸다. 국내시장에서 단일모델이 월 판매량 1만 대를 넘긴 것은 2012년 ‘아반떼 MD’이후 16개월 만이다.
특히 LF쏘나타 전체 구매자 가운데 30대의 비중이 처음으로 20%를 넘겨 주목을 받고 있다. 20대 구매층도 6.4%를 차지해 이전 모델인 YF쏘나타보다 두 배나 높다.
쏘나타는 1985년 처음 시장에 나와 지금은 ‘국민 세단’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대중적 모델이 됐다. 초반에 높은 가격과 중후한 디자인 탓에 젊은층의 인기를 얻기 힘들었다. 처음 출시 당시 60대 고객이 총 판매량의 65%를 차지했다. 2005년 나온 NF쏘나타도 40~50대가 전체 구매의 절반을 차지했고 20~30대 고객층은 12%에 그쳤다.
이번에 젊은층 비중이 커진 데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첫 출시 때 국내 최고급 세단이던 쏘나타가 차츰 대중화돼 현대차 라인업의 중간쯤에 자리잡은 국민세단이 됐고, 젊은층의 구매력도 높아져 부담없이 접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30대 젊은층의 구매비중이 커진 다른 이유는 젊은층 사이에서 국산 중형차 인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중형차는 경차보다 넓고 안락하면서도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번에 LF쏘나타가 5년 만에 출시되면서 그동안 신차가 없었던 국내 중형차시장에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한 셈이다.
한국자동차 산업협회 관계자는 “최근 우리나라 중형차시장에서 이렇다 할 신차가 나오지 않았다”며 “이번에 신형 LF쏘나타와 말리부 디젤이 나오면서 중형차시장이 신차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해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LF쏘나타 가격이 저렴하게 책정된 것도 젊은층의 구매장벽을 낮추는 데 일조했다고 분석한다. LF쏘나타 가격은 2255만 원~2990만 원으로 3천만원 이하다. LF쏘나타와 가장 많이 비교되고 있는 쉐보레 말리부는 200만 원 가량이 더 비싸다. 구매자들은 자동차 블로그 등에서 두 모델의 가격차이에 비해 연비가 비슷하거나 현대차가 우세하다는 평가를 많이 내놓고 있다.
지난해부터 우리나라 자동차시장은 중형차에서 SUV를 중심으로 한 대형차시장으로 급속히 재편됐다. 캠핑 같은 레저열풍이 불면서 수요가 늘어난 데다 SUV의 낮은 연비도 장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이번에 LF쏘나타가 신차효과에 힘입어 중형차시장이 다시 살아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 폭스바겐 등 수입차 시장에서 최근 소형 해치백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데 국산차의 경우만 중형차가 대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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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형 쏘나타 |
한 전문가는 “소비자들은 국산차와 수입차를 보는 시각이 다르다”며 “젊은층은 구입비뿐 아니라 유지비가 많이 드는 차는 부담스럽기 때문에 국산 중소형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젊은층의 구매력이 예전보다 커진 것도 젊은층의 신형 쏘나타 구매를 늘리는 데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수입차를 구매하기에 경제적 부담이 있다보니 신형 쏘나타를 구매하는 젊은층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현대차가 전보다 짧은 간격으로 신차를 내놓은 것도 젊은층을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1세대 이후 2세대 쏘나타가 나오기까지 9년이 걸렸지만 이후 신차 주기가 6년, 5년으로 차츰 좁혀졌다. 유행에 민감한 젊은층이 5년 정도 차를 타고 바꾸고 싶은데 때맞춰 신형 쏘나타가 나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