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가 주목한 백신명가.'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부회장이 글로벌 코로나19 백신시장에서 한국 대표로 SK그룹의 이름을 올렸다.
최 부회장이 지배하는 SK디스커버리그룹의 백신전문 계열사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위탁생산(CMO) 참여로 백신분야의 세계적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기업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최 부회장이 15년 공을 들인 결과 섬유사업이 전체 매출의 77%를 책임지던 회사에 ‘바이오사업’의 줄기를 확실히 심었다.
29일 증권가와 바이오업계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2021년 기업공개(IPO)에서 SK바이오팜의 대성공 행진을 이어갈지 벌써부터 관심이 몰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업가치가 3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승승장구하면서 모회사인 SK케미칼, 지주회사인 SK디스커버리의 주가도 연일 고공행진하는 등 덩달아 수혜를 입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보여주는 백신 개발분야 역량은 최 부회장이 SK디스커버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성공적으로 개편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SK디스커버리의 주력 계열사인 SK케미칼은 섬유사업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제약과 백신사업, 바이오에너지, 친환경플라스틱 등 그린 케미칼분야 등으로 사업의 영역을 바꿨다.
SK케미칼은 20여 년 전인 1999년만 해도 전체 매출의 77%를 섬유와 유화제품에서 내고 있었는데 2019년 매출구성을 살펴보면 섬유부문은 찾아볼 수 없다.
SK케미칼은 2019년 제약과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개발사업에서 매출 4204억 원을 냈고 그린케미칼부문에서 매출 9626억 원을 거뒀다.
최 부회장은 2006년 SK케미칼 대표에 오른 뒤부터 바이오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백신 개발에 4천억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해왔다.
SK케미칼은 10년이 넘는 지속적 투자 끝에 2016년 세계 최초로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인 ‘스카이셀플루4가’를 자체개발했다. 2017년 12월에는 세계에서 2번째로 대상포진 백신인 ‘스카이조스터’를 개발하며 글로벌 백신시장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최 부회장은 2017년 말부터 SK디스커버리그룹을 지주회사체제로 개편하면서 주력 사업영역도 바이오, 에너지, 화학 3가지 분야로 정리해 바이오사업에 더욱 역량을 집중했다.
최 부회장은 2018년 7월 바이오사업 핵심인 백신사업부문을 SK케미칼에서 물적분할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세웠다.
그는 SK바이오사이언스를 독립법인으로 만들어 백신 개발분야 전문성을 강화하고 외부 투자유치 등을 추진하면서 국내를 벗어나 글로벌시장 진출을 준비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꾸준히 한 해 매출의 10~15%를 연구개발비용으로 투입했고 직원 470명 가운데 4분의 1 수준인 130여 명을 연구개발 인력으로 채웠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미 백신 개발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대표적 예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110년 역사를 지닌 세계적 백신회사 사노피파스퇴르에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세포배양 인플루엔자 백신 생산기술 등을 이전해 줄 정도다.
하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의 ‘비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업계는 바라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날개를 더욱 활짝 펼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질병관리본부와 협력해 코로나19 자체 백신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최근 글로벌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니카와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위한 위탁생산계약을 맺으면서 사업영역 확장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를 통해 글로벌시장에서 기업의 위상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빌 게이츠 빌&멀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 보낸 서한에서 “한국 민간부문은 백신 개발에서도 선두에 있다”며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기대감을 보였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개발사업뿐 아니라 백신 위탁생산에서도 ‘준비된 기업’이라고 바라봤다. 신재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 기업분석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백신주권을 지키는 기업”이라고까지 평가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2018년 SK케미칼에서 분사하면서 4~5년 뒤 상장을 목표로 했었는데 코로나19 백신 관련 사업으로 관심이 높아지는 등 최근의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상장시기를 앞당겼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