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 회장이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NB라텍스 생산설비를 증설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이 NB라텍스 성장에 힘입어 올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새로 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8일 금호석유화학에 따르면 11월까지 NB라텍스 설비를 6만 톤 증설하는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새 NB라텍스 설비는 계획대로 11월 증설을 마치고 가동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번 증설계획은
박찬구 회장이 2016년부터 추진해 온 NB라텍스 증설계획의 마지막 단계다. 증설이 모두 끝나면 금호석유화학의 NB라텍스 생산능력은 2016년 연 20만 톤에서 64만 톤까지 늘어난다.
NB라텍스는 의료용이나 위생용 장갑인 니트릴 장갑을 만들 때 사용되는 원료다. 금호석유화학은 NB라텍스시장이 연평균 10% 가량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
박 회장이 생산량 확대에 주력하면서 금호석유화학은 글로벌 NB라텍스시장에서 35%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NB라텍스 증설은 올해 코로나19의 확산과 함께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에 의료용 NB라텍스 장갑의 수요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며 “NB라텍스 장갑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말레이시아 장갑회사는 이전보다 장갑 판매량이 2배가량 늘어 공장 가동률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은 공장 가동률을 외부에 공개하지는 않는다. 다만 화학업계나 증권업계에서는 이미 금호석유화학이 NB라텍스 공장 가동률을 100%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호석유화학이 NB라텍스의 호조 덕에 올해 연결 영업이익 5880억 원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2009년 금호석유화학그룹이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한 뒤 최대 영업이익이며 기존 최대 영업이익인 2018년보다도 330억 원 더 많은 것이다.
박 회장은 신사업으로 확장하는 투자보다는 기존에 잘 하던 사업에서 성장 기대치가 높은 쪽에 투자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른바 ‘한 우물 파기’ 전략이다.
NB라텍스 생산설비의 증설에 꾸준히 집중한 것도 이런 사업전략과 맞닿아 있다.
박 회장의 사업전략은 2018년에도 성과를 냈다. 당시 금호석유화학은 연결 영업이익 5546억 원을 냈는데 이 가운데 절반가량인 2562억 원을 페놀유도체 자회사 금호피앤비화학이 거둬들였다.
애초 금호피앤비화학은 신닛테츠시미킨화학(신일철주금화학),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금호석유화학 등이 각각 지분을 보유한 합작사였으며 금호석유화학의 지분은 13.8%에 불과했다.
박 회장은 금호피앤비화학을 100% 자회사로 만들기 위해 꾸준히 지분을 매입했다. 2018년 4월에는 금호석유화학이 신닛테츠시미킨화학이 보유한 21.8% 지분을 한꺼번에 사들이며 금호피앤비화학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했다.
박 회장이 공들인 노력은 곧바로 성과로 돌아왔다.
2018년 하반기 글로벌 페놀유도체 생산량 1위 회사인 스위스 이네오스는 가뭄에 라인강 수위가 낮아져 공업용수가 부족해지고 내륙운하를 이용한 제품 수송도 할 수 없게 되자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페놀유도체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금호피앤비화학이 반사이익을 봤다. 금호피앤비화학은 2018년 영업이익이 2017년보다 812.5% 늘었는데 이 이익을 모두 금호석유화학이 차지했다.
박 회장이 금호피앤비화학에 들인 공은 올해 다시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피앤비화학의 주요 생산제품인 아세톤은 원재료 벤젠과의 스프레드(제품가격에서 원재료값을 뺀 수익성 지표)가 1분기 톤당 170달러에서 2분기 톤당 534달러로 급증했다.
한승재 DB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에 손세정제 원료로 쓰이는 아세톤 가격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에 아세톤의 수익성이 예상보다도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