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규 하나은행장이 금융감독원 종합검사로 소비자 보호를 놓고 시험대에 올랐다.
지 행장이 금감원의 종합검사를 무난하게 넘긴다면 하나은행장으로 첫 임기를 순탄하게 마무리하는 동시에 하나금융지주 안에서도 입지를 탄탄하게 다질 수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이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디스커버리 펀드 등 사모펀드 환매중단과 관련해 고객 보호 측면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금감원의 종합검사 대상으로 지목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은행은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투자자들에게 선보상안을 내놨지만 투자자들의 불만을 달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투자자들은 20일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하나은행과 펀드 운용사 등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과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행위 등의 금지) 등 혐의로 고소하는 등 하나은행을 향해 공세를 높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날 금감원의 라임자산운용 무역금융펀드 전액 배상 권고를 받아들일지 결정하지 못한 채 수락기한 연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지 행장은 지난해 말부터 고객 보호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고 파생결합펀드 손실사태로 떨어진 고객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힘을 쏟아왔다.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금융상품의 완전판매를 위해 ‘투자상품 리콜제’를 도입했으며 영업부문 핵심성과지표(KPI)에 고객만족 항목을 새로 만들어 불완전판매 예방, 금융소비자 보호 등을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종합검사에서 사모펀드 환매중단과 관련해 불완전판매나 내부통제 부실 등이 드러나기라도 한다면 지 행장의 노력이 ‘공염불’에 그치게 될 수도 있다.
지 행장은 지난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 사태와 관련해서는 한 발짝 비켜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종합검사에서는 지 행장이 책임자의 위치에서 대응해야 한다.
금감원이 지난해 종합검사를 받았던 한화생명에 기관경고를 예고하면서 올해 종합검사를 받아야 하는 금융회사들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금감원은 8월 하나은행과 하나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종합검사를 실시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금감원의 종합검사를 성실하게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