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최근 금융위원회에 푸르덴셜생명 자회사 편입 승인을 신청했다.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최종적으로 승인되면 푸르덴셜생명은 KB금융지주의 13번째 자회사가 된다.
KB금융지주는 3분기 안에 푸르덴셜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한다는 목표를 세워뒀는데 무난하게 금융위 정례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14일 4천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 당초 3천억 원 규모로 발행하려 했으나 6일 이뤄진 수요예측에서 7930억 원의 응찰이 몰려 흥행에 성공하자 당초 계획보다 1천억 원 많은 4천억 원 발행을 결정했다. 조달한 자금 가운데 3700억 원이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쓰인다.
이에 앞서 KB금융지주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칼라일그룹을 대상으로 2400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EB)도 발행했는데 이 가운데 2100억 원이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투입된다.
KB금융지주는 5월과 6월 각각 2천억 원, 2100억 원 규모의 선순위채도 인수자금 조달 목적으로 발행했다. 모두 더하면 9900억 원 규모다.
이를 제외하고도 KB금융지주가 올해 들어 발행한 영구채, 후순위채 등을 더하면 8천억 원에 이르는데 이 가운데 일부도 인수자금으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푸르덴셜생명 가격은 2조3400억 원이다.
생명보험업황이 악화되고 있지만 푸르덴셜생명은 생명보험사 가운데 압도적 건전성도 유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의 1분기 지급여력(RBC)비율은 434.5%로 국내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을 측정하는 대표적 지표다.
1분기 국내 생명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은 평균 281.2%로 직전 분기(284.6%)보다 3.4%포인트 하락했는데 푸르덴셜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같은 기간 424.3%에서 434.5%로 오히려 높아졌다.
윤종규 회장은 저금리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생명보험사의 앞날을 놓고 부정적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도 인수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비가 온다고 집 안에만 있을 수는 없다”면서 어려운 환경일수록 기회가 있다고 바라봤다.
윤 회장은 푸르덴셜생명 인수가 확정된 직후에는 KB금융그룹 임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푸르덴셜생명을 국내 최고 수준의 건전성과 효율적 손해율 관리역량, 최정예 설계사 조직까지 모두 갖추고 있는 그야말로 ‘알짜배기 회사’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실제 푸르덴셜생명은 우수인증설계사 자격을 취득한 설계사 비율이 국내 생명보험사 가운데 가장 높다. 우수인증설계사 제도가 도입된 2008년부터 올해까지 13년 연속 최고 기록을 세워왔다.
푸르덴셜생명 인수 시기와 가격 등을 놓고 불거졌던 안팎의 부정적 여론도 수그러들었다.
특히 노조는 더 이상 반대할 명분을 찾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B손해보험 노조는 3월 KB금융지주 주총에 참석해 인수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최근 KB손해보험 임직원 1천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번 인수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대답이 전체의 90%를 넘었다.
한때 푸르덴셜생명 소속 설계사들이 푸르덴셜생명 본사 측에 매각에 따른 경제적 보상을 해달라며 매각에 반발하는 움직임도 보였지만 현재는 어느 정도 가라앉은 것으로 전해진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