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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11번가 '동영상 커머스' 힘실어, 박정호 '아마존' 기대 부응할까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0-06-16 15:2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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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11번가 대표이사 사장이 ‘라이브방송’과 ‘동영상 리뷰’ 등을 앞세워 2030세대 고객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다만 티몬 등 전통적 이커머스기업뿐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 등 정보통신(IT)기업까지 동영상 콘텐츠를 커머스사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있어 차별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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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호 11번가 대표이사 사장. 

16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문화가 한층 확산하면서 실시간 생방송을 통해 상품을 대신 입어보고 먹어보며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라이브방송’이 새로운 온라인쇼핑 문화로 떠오르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 수익성과 함께 외형 성장까지 이뤄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바로 이 동영상 바탕의 서비스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

특히 소비의 주력인 20~30대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동영상’과 ‘쌍방향 소통’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동영상 커머스’를 11번가의 경쟁력으로 키우는 데 온힘을 집중하고 있다.

이 대표는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의 커머스, 보안, 미디어사업 등 신사업 육성전략에 힘을 보태고 장기적 목표인 ‘상장’을 준비하기 위해 이커머스기업으로 성장성을 입증하는 것이 절실하다.

박 사장은 올해 SK텔레콤의 커머스, 보안, 미디어사업 등 비통신부문 육성을 통한 ‘뉴ICT’ 기업으로 도약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11번가는 T커머스기업 SK스토아와 함께 SK텔레콤의 커머스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자회사로 박 사장이 기업공개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는 자회사 5곳 가운데 하나다. 

이 대표는 ‘동영상 커머스’ 전략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 6월 “11번가가 이제 포털서비스나 동영상서비스들과 비교했을 때도 뒤처지지 않는 수준의 동영상 플랫폼을 구축했다”며 “지금까지 이커머스가 가격 중심으로 경쟁해왔다면 11번가는 쇼핑과 관련한 동영상서비스로는 단연코 1등이라는 자신감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11번가는 홈화면부터 동영상 콘텐츠를 중심으로 재정비했다. 여기에 유명인의 상품 홍보영상, 소비자들의 실제 상품 사용모습과 후기 영상 등을 늘리며 플랫폼의 동영상 콘텐츠를 강화하고 뷰티, 식품 영역에서 라이브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안에 실시간 방송이 가능한 라이브 플랫폼까지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11번가 관계자는 “11번가는 상품의 소개, 구매, 구매 뒤 후기까지 쇼핑의 모든 영역에 걸쳐 동영상이 중심이 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라이브방송 등을 앞세운 동영상 쇼핑서비스는 현재 이커머스업계뿐 아니라 유통업계 전체가 앞다퉈 진출하고 있는 영역으로 11번가의 ‘동영상 커머스’ 전략이 얼마만큼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관해서는 의구심 섞인 시선들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최근 온라인쇼핑부문 결제액이 가파르게 증가하며 전통적 이커머스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는 네이버는 올해 3월부터 ‘네이버쇼핑’에 입점한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에게 실시간 방송으로 물건을 판매할 수 있는 ‘라이브 커머스’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모바일로 방송을 보는 시청자가 채팅 창 아래 뜨는 구매 링크로 바로 물건을 살 수 있는 방식으로 상반기 안에 스마트스토어 입점 판매자 32만 명 모두가 라이브 커머스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11번가와 같은 오픈마켓(다양한 판매자들이 입점하는 방식의 온라인쇼핑 플랫폼) 형식의 플랫폼이다.

이커머스기업 티몬 역시 올해 5월부터 판매자와 소비자가 소통하면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판매자 전용 라이브 커머스 애플리케이션(앱) ‘티몬셀렉트’를 내놨다. 판매자는 고가의 방송 장비 없이도 모바일에 티몬셀렉트 앱을 설치해 실시간 판매방송을 할 수 있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결제액은 3조5천억 원에 이르러 국내 온라인쇼핑몰 가운데 쿠팡(4조8300 억 원), 이베이코리아(4조2300억 원)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2019년 같은 기간보다 55%가량 늘어났다. 

반면 11번가는 올해 1분기 결제액이 2조5600억 원으로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7.6% 증가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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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11번가는 2008년 SK텔레콤이 오픈마켓사업에 진출하면서 론칭했지만 적자를 거듭하며 여러 차례 매각설이 제기됐다. 2017년에는 롯데그룹, 신세계그룹과 11번가 지분매각을 두고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박정호 사장은 11번가를 매각하지 않고 핵심 신사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박 사장은 “전자상거래가 이미 대세”라며 SK텔레콤의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11번가를 ‘한국의 아마존’으로 키우겠다는 뜻을 내놓았다.

하지만 11번가는 쿠팡, 티몬 등의 약진에 네이버, 카카오 등 정보통신기업, 롯데, 신세계 등 기존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들까지 온라인쇼핑시장에서 더욱 영역을 넓혀가면서 올해 1분기 매출이 줄었고 영업이익도 적자로 돌아섰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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