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학 기자 jhyoon@businesspost.co.kr2020-05-28 16:5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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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우리금융지주 완전 민영화 계획에 따른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 시작시점을 하반기로 미룰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우리금융지주는 완전한 민영화를 이루려면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코로나19로 급락해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이른 시일에 매각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과 관련한 논의가 6월로 미뤄졌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을 주관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여파로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급락한 만큼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매각 시기를 놓고 고심이 깊어 보인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산술적 계산만으로도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1만3800원 수준이 돼야 공적자금 원금을 100% 회수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코로나19 여파로 최저점을 찍었던 3월23일 6560원에서 회복하긴 했지만 5월28일 8740원에 장을 마쳤다.
예금보험공사가 상반기에 지분 매각을 진행하면 공적자금 원금을 회수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셈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17.25%의 지분 매각이 이뤄지면 21년 만에 완전 민영화된다.
예금보험공사는 2001년 12조8천억 원의 공적자금을 우리금융지주에 지원해 지분 100%를 취득했다. 이후 지분 매각과 과점주주 매각 및 배당금 수령 등을 통해 11조1천억 원을 회수했지만 여전히 지분 17.25%를 보유해 우리금융지주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정부의 공적자금을 모두 털어내고 완전 민영화를 이루면 기업가치와 경영 자율성을 높이는 데 힘을 받을 수 있다. 현재는 과점주주들의 영향력이 커지긴 했지만 예금보험공사가 최대주주로 있는 만큼 주요 사안을 놓고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우리금융지주는 주가부양에도 공을 들이고 있지만 공적자금 원금을 회수하는 수준까지 주가 상승을 이끌기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있다. 코로나19는 2분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은행업황은 2분기에도 코로나19에 따라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28일 코로나19에 경제적 타격이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기준금리를 0.5%로 0.25%포인트 낮췄다.
금융당국이 저금리 기조를 확대해 은행의 수익성은 줄어들고 가계와 기업 대출 증가에 따른 충당금 부담도 늘어날 수 있다.
우리금융지주가 비은행 계열사 등 인수합병을 통해 기업가치 상승을 꾀하기도 쉽지 않다.
금융당국이 코로나19에 따른 금융업권의 건전성 관리를 당부하며 외형성장을 자제해 줄 것을 권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금융지주도 외형 성장보다는 건정성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지분매각 시점이 다소 미뤄져도 완전 민영화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앞서 2019년 6월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2020년 상반기를 시작으로 2022년까지 예금보험공사가 들고 있는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2022년까지 시간적 여유는 충분히 남아있는 셈이다.
지분 매각은 기존 과점주주와 4% 이상의 지분 인수를 희망하는 신규 투자자들을 우선 대상으로 한다. 남은 물량이 있으면 블록세일(특정 주체에게 일정 지분을 일괄 매각하는 방식)로 자동 전환해 증권시장에 판매한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예금보험공사보유 지분 매각을 원칙적으로 1년 주기로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관계자는 "5월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 논의가 이뤄지진 않았다"면서도 "상반기에 시작하기로 한만큼 6월까지 논의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