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지주회사체제로 지배구조를 개편할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기아차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한 뒤 투자부문을 모아 합병법인을 만들고 다시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한다는 시나리오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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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왼쪽)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
하이투자증권은 5일 “현대차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지배구조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며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추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그룹의 경영권을 물려받으려면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해야 하지만 정 부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대신 정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23.3% 소유하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정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을 활용해 경영권을 물려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방안과 지주회사 전환방안이 꼽힌다. 두 방안 모두 정의선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활용할 수 있어 유력하다.
합병방안은 현대모비스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한 뒤 현대모비스 투자부문과 현대글로비스를 합병하는 방안이다.
이 연구원은 이 합병방안에 대해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할 필요가 없으면서도 비교적 절차가 복잡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순환출자 구조가 그대로 존재한다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이 방법을 통해 정 부회장이 현대차그룹에 대한 지배권도 강화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현대모비스, 현대차, 기아차 3개 회사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한 뒤 3개 회사의 투자부문을 합병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투자부문의 합병법인이 현대차그룹의 지주회사가 되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다음 절차는 현대글로비스와 합병법인의 합병 또는 정의선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합병법인에 현물출자해 지주회사 합병법인의 지배권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대모비스의 자사주 매입 발표와 정의선 부회장의 현대차 지분 매입 등은 지주회사 전환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고 평가했다.
현대모비스는 9월 말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발표 다음날부터 12월23일까지 전체 주식의 1%인 97만3천 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자사주 매입이 완료되면 지분율이 1.85%에서 2.86%로 높아진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시 “현대차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 역할을 담당하는 현대모비스가 자사주를 매입하면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할 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보통 지주회사 전환을 앞두고 사전에 자사주를 매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주회사 분할 때 자사주도 같은 비율로 분배된다. 현대모비스가 자사주를 매입하면 상장 자회사 지분의 20%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주회사 요건도 충족하기 쉬워진다.
정 부회장도 최근 현대중공업으로부터 현대차 지분을 사들여 현대차 지분율을 1.44%로 끌어 올렸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