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균 더케이손해보험 대표이사 내정자가 하나금융그룹의 비전, 기업문화를 더케이손해보험에 심고 사업전략의 변화를 이끌어야 하는 역할을 맡았다.
권 내정자는 하나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더케이손해보험의 변화를 위한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직원과 소통하고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데 우선적으로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하나금융지주와 더케이손해보험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더케이손해보험은 6월1일 하나손해보험으로 이름을 바꾸고 새 출발을 한다.
하나금융지주 계열사들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사업모델과 프로세스 등을 바꾸는 데 힘을 쏟고 있는 만큼 권 내정자도 더케이손해보험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더케이손해보험은 홈쇼핑을 포함한 전화영업(TM)채널에서 대부분 보험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2019년 12월 말 기준 원수보험료 4999억 원 가운데 전화영업채널 비중이 73.8%에 이른다.
손해보험사들이 온라인채널(CM)채널로 눈을 돌리고 있는 만큼 보험영업 과정에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는 등 변화가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더케이손해보험을 두고 ‘캐롯손해보험’처럼 디지털 전업 보험사로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새롭게 출범하는 ‘하나손해보험’이 ‘디지털 종합 보험사’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전화영업조직, 설계사 조직을 갖추고 있으며 하나은행, 하나카드 등 하나금융지주 계열사들과 협업을 통해 판매채널을 늘릴 수 있는 상황에서 디지털 쪽으로만 무게를 싣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더케이손해보험 관계자는 “디지털 종합 보험사를 디지털 역량을 강화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도 "장기적으로 더케이손해보험을 디지털 손해보험사로 키운다는 것은 다른 보험사들처럼 디지털 전환에 힘쓰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권 내정자는 자동차보험 중심의 판매에서 벗어나 장기보험 중심으로 판매전략도 바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원수보험료 가운데 62.55%를 자동차보험에서 거뒀다. 디지털 ‘종합’ 보험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장기보험 비중을 늘려야 한다.
더케이손해보험은 보험가입자 약 60만 명을 보유하고 있는데 50~60% 가량이 교직원이다. 더케이손해보험에 따르면 교직원 고객 비중은 최근 5년 기준으로 해마다 1~2%포인트씩 감소하고 있다.
권 내정자가 교직원 중심의 영업에서 벗어나 일반고객으로 고객층을 넓혀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는 것이다.
더케이손해보험은 디지털 전환, 판매 채널, 보험 판매 구성 등에서 큰 변화가 예상된다.
권 내정자가 이 과정에서 더케이손해보험 직원들을 설득하고 공감대를 이루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더케이손해보험 직원들은 큰 변화를 앞두고 기대뿐 아니라 우려도 큰 것으로 전해진다. 하나금융지주가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더케이손해보험 노조의 반발을 겪기도 했다.
하나금융지주가 더케이손해보험 임직원에 명예퇴직이나 희망퇴직 등 인력 감축을 실시할 때 노조와 사전협의를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사업전략이 바뀌게 되면 조직의 틀이 변화하고 인력 감축의 필요성이 떠오를 수도 있다.
대형 손해보험사인 현대해상도 최근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권 내정자는 하나은행 3대 노조위원장을 맡으며 회사와 대화하고 노조원들을 설득했던 경험을 지녔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에서 경영지원그룹장을 각각 역임해 서로 다른 조직문화를 빠르게 융합하는 역할도 맡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