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을 비롯해 국내 은행들이 유휴부동산을 처분해 현금을 확보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영업점 통폐합이 늘면서 유휴부동산이 늘어나고 있는 데다 유휴부동산을 매각하면 코로나19에 따른 수익 악화도 보전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15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최근 KB국민은행은 유휴부동산 매각공고를 냈다. |
15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최근 KB국민은행은 유휴부동산 매각공고를 냈다.
대상 부동산은 전국 10개 영업점으로 10곳의 최저입찰가격을 더하면 372억 원가량이다.
노원점이 159억8600만 원으로 가장 높고 은빛마을 자동화점이 2억2500만 원으로 가장 낮다.
KB국민은행은 이에 앞서 2월에도 7곳의 유휴부동산을 매각하려 했으나 유찰됐다. 이번에는 매물이 추가되고 최저입찰가격은 낮아졌다.
하나은행도 27곳의 부동산매물을 내놔 인터넷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 기존 영업점으로 운영되다가 폐쇄된 곳이다. 하나은행은 2015년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이 합병해 중복되는 영업점이 많아 다른 은행보다 지점 통폐합이 많았다.
이 밖에 하나은행 직원합숙소, 기업으로부터 대출 담보로 받은 공장시설 등도 매물로 나와있다. 최저입찰가 기준으로 가장 가격이 높은 곳은 서울 중구 을지로4가점으로 188억 원이다.
국내 은행들이 유휴부동산 매각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비대면 활성화에 따른 영업점 통폐합과 코로나19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코로나19로 부동산경기가 침체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부동산 매각에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올해 저금리 기조 등으로 은행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가계대출 및 중소기업대출에서 부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 곳간을 채워두려는 것이다.
유휴부동산을 매각하면 고정비 부담도 줄일 수 있고 매각이익이 순이익으로 잡혀 순이익을 보전하는 효과도 있다.
비대면채널 확대로 영업점 통폐합이 늘어나면서 은행들의 유휴부동산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9개 국내 은행의 비대면 거래비중은 2018년 기준 91.2%에 이른다. 대면 거래비중은 고령자를 중심으로 8.8%에 그친다.
KB국민은행은 올해 1월 모두 37개 영업점을 통폐합했다. 2018년 12월 말 기준 KB국민은행 영업점(지점+출장소)은 1057곳이었으나 지난해 말 기준 1051곳으로 줄었다. 출장소는 18곳 늘었으나 지점이 24곳 줄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역시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영업점이 724곳으로 1년 전의 753곳에서 30곳 가까이 줄었다.
금융권에서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올해만 100곳이 훌쩍 넘는 영업점이 사라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다만 부동산경기가 침체된 데다 대부분 상권이 예전만 못한 지역에 있어 매각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옛날 건물이 많고 활용도가 그리 높지 않아 매물로서 매력은 떨어지는 듯하다”며 “특히 구도심이나 지방에 있는 매물은 더욱 인기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 KB국민은행 순천지점은 무려 12차례나 유찰됐다. 가격은 감정가 대비 최저입찰가율 59%까지 떨어졌다. 다른 지점 역시 한 차례 유찰은 기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