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전기차를 만들면서 개발과 설계만 맡고 생산은 외부업체에 맡기는 ‘레퍼런스’ 방식을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런 방식은 생산설비에 드는 비용을 아낄 수 있고 법적 규제와 관련한 문제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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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 |
애플이 제품 개발능력을 앞세워 전기차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제기된다.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23일 “애플은 자동차를 개발한다고 해도 직접 생산하지 않을 것”이라며 “막대한 투자와 위험성을 피하기 위해 레퍼런스 방식으로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레퍼런스 방식은 기업이 제품개발과 설계, 디자인 등의 작업을 끝낸 뒤 생산은 위탁하는 방식을 말한다.
구글 역시 레퍼런스 스마트폰 ‘넥서스’ 시리즈를 위탁생산해 판매하는 데 이어 현재 적극 추진하고 있는 전기차사업에서도 레퍼런스 방식을 도입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레퍼런스 생산방식은 생선설비 확보에 들어가는 비용을 아끼고 법적 문제와 관련 규제들에 대한 책임을 생산업체에 모두 맡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2019년 제품 출시를 목표로 자동차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뒤 전문가들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밥 러츠 전 GM 회장은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애플은 자동차사업에 경험도 없고 경쟁사에 대한 장점도 없어 결국 막대한 돈을 낭비하는 데 그치고 말 것”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애플이 자동차업체와 협력해 레퍼런스 제품을 생산한다면 이런 우려들은 씻어낼 수 있게 된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자동차사업은 애플이 그동안 해온 사업들과 완전히 다르다”며 “하지만 생산업체와 협력해 자동차의 소프트웨어와 디자인, 브랜드 가치를 높인다면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브스는 애플이 GM과 현대자동차 등에 생산을 의뢰해 전기자동차에 소프트웨어와 인터페이스 개선으로 ‘두뇌’를 추가한다면 전기차 제품의 가치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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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MW의 전기자동차 'BMWi3'. |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미 애플이 BMW와 접촉해 i3 제품을 기반으로 한 자동차 생산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공격적 전략과 제품 개발능력을 앞세워 자동차사업에 진출한다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전기차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벤 톰슨 스트라테커리 연구원은 “자동차사업은 지금 화석연료에서 전기차로 거대한 전환기를 겪고 있어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업체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며 “애플이 자동차사업에 진출하기에 완벽한 시기”라고 분석했다.
증권사 모건스탠리는 “애플이 자동차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교통수단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을 것”이라며 “새로 개편되고 있는 경쟁구도에서 애플의 위치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