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국 기자 dkahn@businesspost.co.kr2020-04-23 17: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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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지상업무를 담당하는 항공지상조업업체들이 코로나19 피해 대응을 위한 정부의 특별고용지원업종 대상에 추가로 포함됐지만 항공지상조업 종사자들이 이미 턱 밑까지 닥친 실업위기에서 바로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23일 노동계에 따르면 항공산업 가운데 중요 분야임에도 고용지원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였던 항공지상조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에 추가하겠다는 정부 방침만으로는 항공지상조업 일자리를 지키기에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활주로에서 항공지상조업 회사 근로자들이 중국에서 출발한 비행기의 짐을 하역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항공지상조업회사는 항공기의 도착에서 출발까지 공항 지상에서 행해지는 여객, 수하물 및 화물의 이동, 항공기 재출발작업, 정비업무 등을 수행한다.
한국공항, 아시아나에어포트, 샤프에비에이션케이, 스위스포트코리아, 제이에이에스 등 주요 업체들이 항공사의 하청을 받는데 다시 중소업체들에게 재하청을 주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항공지상조업 중소업체들은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에 따른 고용지원금을 받기보다는 해고를 여전히 선호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보도자료를 통해 “22일 정부가 발표한 수준의 정책이 과연 고용유지에 제대로 효과가 있을 것인지는 여전히 의문”이라며 “고용조정이 먼저 이루어지고 있는 중소기업의 경우 지원액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사용자들은 여전히 해고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노동계에서는 고용유지를 전제로 지원정책을 펼치더라도 '한시적 해고금지’를 강제하는 조치가 함께 이뤄지지 않으면 고용불안이 완전히 해소될 수 없다고 바라본다.
항공지상조업업계가 하청과 재하청 구조로 이뤄져 있어 항공산업을 향한 기간산업 안정기금정책이 중소규모 항공지상조업 재하청업체들까지 제대로 전달되기 힘들다는 시선도 있다.
아시아나에어포트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항공지상조업에 얼마를 어느 업체에 지원할지 등을 정부가 확실히 정해야 지원효과를 볼 수 있다”며 “제일 상위회사인 항공사에 기간산업 안정기금 지원을 해주고 하청을 받아 일을 하는 항공지상조업회사까지 전달되도록 낙수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항공지상조업은 3월10일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심의회에서 발표한 특별고용지원업종에 포함되지 않아 기간산업인 항공업의 주요 세부분야임에도 지원 사각지대에 놓였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2일 ‘제5차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항공업 등 기간산업을 위한 안정기금 40조 원 긴급조성과 함께 특별고용지원업종에 항공지상조업 및 면세점업, 전시·국제회의업, 공항버스 등을 추가하는 내용을 담은 고용안정대책을 발표했다.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되면 이 업종에 종사하는 사업주와 노동자(퇴직자 포함)에게 고용유지지원금의 지원수준이 66%에서 90%로 상향된다. 고용보험료와 산업재해보상보험료, 장애인의무고용 부담금의 납부기한도 6개월 연장되며 직업훈련 생계비 융자한도도 확대된다.
항공지상조업업계는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권고사직, 희망퇴직 등 심각한 고용위기를 겪고 있다.
임대순 이케이(EK)맨파워노조 위원장은 14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열린 한국노총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 기자회견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은 하루 10여 편의 항공편만을 운영하고 있어 지상조업 업무 역시 모두 멈춘 상황”이라며 “이케이맨파워에서는 근로자 380명 가운데 이미 80여 명이 권고사직됐다”고 말했다.
이케이맨파워는 대한항공 항공기 기내청소를 하는 한국공항의 하청업체다.
아시아나에어포트 협력회사인 케이오(KO)는 500여 명의 노동자 가운데 희망퇴직한 노동자 120명, 정리해고된 노동자가 8명이며 370여 명은 무기한 휴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오는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에서 아시아나 비행기의 기내청소와 수화물 분류작업을 하는 회사다. [비즈니스포스트 안대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