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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변화보다 안정에 무게를 싣는 것일까?
신세계그룹은 이마트를 통해 동부익스프레스 인수를 검토했지만 결국 뛰어들지 않았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인수합병(M&A)시장에서 공격적 행보를 보이는 것과 달리 정용진 부회장은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본입찰에서 동부익스프레스 인수를 통한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막판에 불참을 결정했다.
동부익스프레스는 국내 물류업체 매출 3위에 올라 있어 물류업체는 물론이고 유통업체들도 물류비용 절감과 사세 확장을 위해 인수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됐으나 현대백화점만 참여했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인수합병시장에서 계속 주목을 받았다.
이번 동부익스프레스 외에도 금호산업과 홈플러스 인수전을 앞두고 유력 인수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렸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월 금호산업 인수전에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으나 곧바로 이를 철회해 그 배경을 놓고 뒷말이 무성했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홈플러스 매각에서도 인수참여 후보로 거론됐다.
신세계그룹이 이처럼 인수합병 시장에 큰 장이 설 때마다 주목을 끄는 이유는 ‘실탄’이 넉넉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5월 신세계와 이마트가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 600만 주를 모두 매각해 6552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신세계그룹은 이 자금을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면세점 진출 등 신사업을 위한 자금으로 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세계그룹은 시내면세점 경쟁에서 고배를 마시며 면세점사업 확대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정용진 부회장은 2011년 5월 보호예수기간이 끝난 이후 2조원 대에 이르는 삼성생명 지분을 팔아 기업 M&A에 나서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신세계그룹은 내수시장 침체로 주력인 유통업에서 성장정체에 직면해 있다. 신사업 성장동력이 절실한 것도 신세계그룹이 인수합병시장에서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다.
정 부회장은 올해 사상 최대인 3조3500억 원을 투자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 부회장은 올해 들어 인수합병에서 안정과 실익을 중시하는 신중한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관측된다.
시너지가 확실하지 않은 기업을 인수하기보다 본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정 부회장은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유통업에서 성장이 정체되면서 복합쇼핑몰과 이마트타운 등 신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최근 인수전에서 다소 소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신세계푸드와 편의점 위드미 등 신사업들이 안정궤도에 오르지 않은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 2009년 신세계그룹 부회장에 오른 뒤 공격경영을 해 왔다. 정 부회장은 파주 복합쇼핑몰을 열고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도 확대개장했다. 편의점 브랜드 위드미를 선보이고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을 결합한 신개념 매장 ‘이마트타운’을 개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