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2인자'로 꼽히는 전무이사와 기업은행 주요 자회사 대표이사 인사가 임박했다.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은 기업은행 전반에 쇄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주요 임원과 자회사 대표 인사에는 일단 '변화보다 안정' 기조를 중심에 둘 것으로 예상된다.
3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향후 임원인사 일정은 기업은행 전무이사 임명 뒤 자회사 대표이사 선임 순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윤 행장은 기업은행장 정식 취임이 미뤄지며 임원인사도 예상보다 늦어졌지만 2월20일에 신임 부행장 4명을 포함한 임직원 인사를 실시하며 경영에 속도를 냈다.
다만 윤 행장이 제청하고 금융위원장이 임명하는 기업은행 전무이사 선임은 다소 지연되고 있다.
금융위와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금융지원 방안 마련과 실행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인사가 다소 늦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무이사 자리에는 기업은행 자회사 CEO를 맡던 인물이 오를 수도 있는 만큼 IBK투자증권과 IBK신용정보 등 자회사의 임기가 만료되는 대표 선임은 더 뒤로 밀릴 공산이 크다.
현재 기업은행 전무이사 자리에는 김성태 IBK캐피탈 대표이사 등이 유력한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기업은행 주요 임원이나 자회사 대표 자리에 기업은행 내부출신이 아닌 윤 행장과 같은 외부인물이 선임될 수 있다는 전망이 꾸준히 고개를 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윤 행장을 임명하며 기업은행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시각을 보였고 자회사 대표 선임 권한을 갖춘 윤 행장도 취임 초반부터 조직 쇄신의 중요성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윤 행장은 취임 뒤 임원회의에서 자회사 부사장 경영체제 등 현안을 논의한 뒤 살펴보기로 했고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조직문화 혁신을 추진하는 전담 태스크포스(TF)도 신설했다.
하지만 임원인사 시기와 윤 행장의 상황을 고려할 때 이번 인사에서 외부출신 인물이 자회사 대표 등 자리에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 행장의 취임이 늦어진 만큼 기업은행의 빠른 경영 안착이 절실하고 코로나19 사태 등 여파로 경기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어 무리하게 큰 변화를 시도할 이유가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부 출신 임원이나 대표를 공모해 선임하려면 최소 4개월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이번에는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윤 행장이 기업은행과 자회사 노조를 상대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내부출신 인사를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측면도 있다.
기업은행 전무이사는 실질적으로 행장과 임직원의 가교 역할을 맡는 자리다. 내부 상황에 정통하고 오랜 기간 동안 신임을 얻은 인물이 오르는 것이 바람직하게 여겨지는 이유다.
윤 행장이 정부 관료출신으로 노조의 반대를 겪은 외부출신 인사란 약점을 극복하려면 전무이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IBK저축은행 등 기업은행 자회사 노조도 윤 행장 선임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던 만큼 자회사 대표에도 내부출신 인물이 올라야 기업은행과 자회사 사이 결속에 효과적이다.
결국 윤 행장은 앞으로 남은 기업은행 임원과 자회사 대표 인사에 변화보다 안정을 중심에 놓고 내부출신 인물을 발탁해 조직 안정화에 집중하는 기조를 앞세울 가능성이 높다.
이미 2월21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를 선임한 IBK자산운용에는 기업은행 부행장과 IBK자산운용 부사장 등을 거친 강남희 대표가 올랐다.
기업은행의 다른 자회사 대표에도 기존 부사장급 인사나 기업은행 부행장 출신 인사가 대거 선임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윤 행장의 임기가 많이 남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진행될 인사에는 외부 출신의 자회사 대표 등이 선임될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