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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호 SK하이닉스 경영지원부문장 사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오세용 SK하이닉스 제조기술부문장 사장(왼쪽부터)이 19일 준공을 앞둔 M14 수펙스센터를 둘러보고 있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하이닉스의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에 시동을 걸고 있다.
최 회장은 SK그룹의 주력으로 부상한 SK하이닉스가 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환경이 녹록치 않다고 판단해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최 회장은 19일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을 방문해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최 회장은 그룹 주요 계열사 가운데 첫 방문지로 SK하이닉스를 선택했다.
최 회장은 “그동안 위기에서도 최선을 다해 준 임직원 덕분에 SK하이닉스가 최대실적을 올리는 등 그룹뿐 아니라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해 줘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최 회장이 이번 방문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연구개발과 과감한 투자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지난 14일 출소 뒤 사업에 역점을 둘 부분을 묻자 “저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통신, 에너지, 반도체”라고 답했다.
최 회장은 17일 확대경영회의를 열고 반도체분야에 46조 원 규모를 투자하겠다고 밝히는 등 지속적으로 SK하이닉스에 대규모 투자를 강조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올해 들어 투자를 점점 늘린 점도 최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올해 투자를 5조 원에서 5조 원대 중반으로 설정한 데 이어 2분기 이를 다시 6조 원 이상으로 늘려 잡았다.
최 회장이 반도체분야에 집중투자하는 것은 SK하이닉스의 미래성장이 녹록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과감한 투자를 통한 정면돌파를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최대실적을 거두고 올해 2분기까지 6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 1조 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위기의 징후가 역력하다.
SK하이닉스 주력인 D램 가격은 올해 초부터 계속 하락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기준으로 D램 매출의 비중이 전체 매출의 80%에 이른다.
또 중국업체의 메모리 반도체시장 진출과 인텔-마이크론의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따른 위기론이 제기되면서 SK하이닉스의 미래를 자신할 수 없게 됐다.
이런 이유로 SK하이닉스 안팎에서도 지난해 최대실적을 거뒀지만 불안감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이 “지난 2년 동안의 실적에 도취하다가 성공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며 “한두 번 잘못하면 미끄러질 수 있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위기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가 앞으로 어떤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게 될지 주목된다.
정철길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위원장은 "현재 건설중인 이천공장의 장비투자와 2개의 신규공장 증설에 46조 원을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SK하이닉스가 오는 25일 M14 공장 준공식을 하는 자리에서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주력인 D램뿐 아니라 낸드플래시 분야의 신기술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앞으로 낸드플래시가 주력제품이 될 것”이라며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는 낸드플래시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인수와 기술제휴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또 이미지센서 등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작업에도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발표한 반기보고서에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트라티오’를 관계기업으로 기재했다.
스트라티오는 SK하이닉스의 유일한 관계기업으로 이미지센서를 개발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 회사에 22억 원을 투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