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D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인공지능을 활용한 인슈어테크 환경 구축에 힘쓰고 있다.
일부 정해진 문항을 놓고 한정적 질의응답만 가능했던 단계를 벗어나 보험설계부터 완전판매 모니터링에 이르기까지 보험판매 모든 과정에 인공지능 접목을 추진하고 있다.
21일 DB손해보험에 따르면 3월 ‘인공지능 인슈어런스 로보텔러’ 서비스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당초 1월 시범운영을 할 예정이었지만 기술적 문제 등 내부사정으로 출시가 미뤄졌다.
인공지능 인슈어런스 로보텔러는 고객의 가입상담부터 보험계약 체결까지 텔레마케팅 채널 모집의 모든 과정이 인공지능을 통해 이뤄진다.
24시간 보험계약 모집이 가능해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보험상담과 계약체결 등을 할 수 있다.
김정남 사장은 보험에 가입할 때 필수사항 설명 누락이나 사실과 다른 설명 또는 끼워팔기 등으로 발생하는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보험업계는 보험사기 적발이나 보험심사, 손해율 측정 등 내부 업무에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지만 고객 응대업무에 상용화한 인공지능서비스는 챗봇 기능뿐이다.
보험사들이 도입한 인공지능 챗봇은 입력된 시나리오에 따른 한정적 질의응답이나 상품 불만족 시 전화 예약을 통해 문의 메모를 남기는 수준 등에 머물러 있다.
현대해상은 영업현장에서 설계사들의 질문을 듣고 답을 찾아내는 역할을 수행하는 챗봇을 운영하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챗봇은 상품을 추천하거나 상담사 연결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삼성생명 챗봇은 보험계약 조회, 대출상담 등의 기능을 갖췄다. 교보생명의 챗봇도 보험계약대출 신청 및 상환, 대출상품 안내 등이 가능하다.
로보텔러 론칭과 발맞춰 보험사 가운데 최초로 대리점에 인공지능 키오스크도 도입한다.
인공지능 키오스크는 가상현실(VR) 캐릭터와 연동해 상담부터 실손보험금 청구 업무까지 대화로 처리할 수 있는 스마트 무인화기기다.
기기 조작에 서툰 노령층도 인공지능과 음성 대화를 통해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리점 보험업무의 무인화가 가능할 것으로도 전망된다.
부산지점 등에서 인공지능 키오스크를 통한 지점운영 효율성이 확인되면 300여 대를 추가로 도입하기로 했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인슈어런스 로보텔러가 도입되고 스마트콘택트센터가 구축되면 보험 가입부터 사후관리까지 모든 과정이 인공지능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DB손해보험은 ‘스마트콘택트센터’를 구축해 보험판매 이후의 관리시스템에도 인공지능을 도입한다.
스마트콘택트센터에서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콜 완전판매 모니터링 자동화와 텔레마케팅 상담 계약 건을 대상으로 품질관리(QC) 자동화 등이 이뤄진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콜 완전판매 모니터링 자동화’는 보험을 계약한 뒤 고객에게 완전판매모니터링을 할 때 기존 상담사가 아닌 인공지능이 대화 형태로 자동처리가 가능하도록 시스템화하는 것이다.
‘텔레마케팅 상담 계약건을 대상으로 품질관리 자동화’는 텔레마케팅을 통한 계약 체결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요인을 두고 인공지능이 심사해 자동처리가 가능하도록 시스템화한다.
DB손해보험은 2월5일까지 스마트콘택트센터 제안서를 제출받아 2월7일 제안설명회 등을 거쳐 우선협상대상 사업자를 선정하고 12개월 동안 개발에 들어간다.
DB손해보험이 보험판매 채널에 인공지능 고도화를 추진하는 것은 업무 자동화를 통한 비용 절감의 목적도 크다.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비보험에서 손해율이 오르면서 수익 악화에 따른 보험업계 불황을 DB손해보험도 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DB손해보험은 영업이익이 2017년 8590억 원, 2018년 7459억 원, 2019년 5332억 원(추정)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순이익도 2017년 6220억 원에서 2018년 5147억 원으로 줄었다. 2019년은 3903억 원으로 추정된다.
김정남 사장은 2020년 신년사에서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이 불투명한 한계채널을 효율화해나가겠다”며 “스마트콘택트센터 구축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 판매채널 개척 등 업무 자동화영역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