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올해 총선에서 5선 고지에 오를 수 있을까?
16일 한국당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나 의원은 4월 21대 총선에서 지역구를 옮기지 않고 서울시 동작을에 3번째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나경원 의원실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은 없지만 (나 의원이) 동작을 출마 의지를 자주 보였다”고 말했다.
나 의원이 올해 4월 총선에서 5선에 성공한다면 역사상 5번째 여성 5선 정치인이 된다.
같은 4선 의원인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이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조배숙 민주평화당 의원과 함께 5번째 여성 5선 의원 후보군으로 꼽힌다.
나 의원 출마지역인 동작을은 애초 보수정당의 텃밭이었으나 16대와 17대 총선에서 진보진영이, 18~20대 총선에서는 보수정당이 승리하며 서울시의 대표적 총선 격전지로 꼽힌다.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은 동작을 지역구에 전국적 인지도를 지닌 인물들을 전략공천해왔다. 김한길, 정동영, 정몽준, 노회찬 전 의원 등이 동작을에서 선거를 치렀다.
한국당 안에는 마땅한 대체인사가 없는 데다 진영보다는 인물이 결과를 갈랐던 동작을의 선거역사를 고려할 때 나 의원이 무난히 당내 경선을 통과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나 의원을 상대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강희용 지역위원장이 준비하고 있다.
강 위원장은 서울시의원 시절이었던 2011년 오세훈 시장과 무상급식조례를 놓고 대립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시의원 출신인 강 위원장이 원내대표까지 지내며 전국적 인지도를 쌓은 4선 여성의원을 이길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선이 많다.
이에 민주당이 전략공천을 강행할 가능성도 나온다.
몇몇 언론에서 강경화 외무부 장관과 임종석 전 비서실장, 이철희 의원 등이 전략공천 대상으로 거론됐지만 고사하거나 불출마를 선언했다.
최근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이 나 의원 대항마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한국당에서는 누가 나오든 문제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
나경원 대항마에 고민정이라니
나경원 의원을 이렇게 모욕해도 되는 것인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21대 총선은 나 의원에게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도 있다.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과 민주당으로 표가 갈려 나 의원이 당선될 수 있었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20대 총선 당시 허동준 민주당 후보와 장진영 국민의당 후보의 득표수를 더하면 5만7천 표(55.99%)로 나 의원이 득표수인 4만4천 표(43.40%)보다 많았다. 공천과 정치권 재편에 따라 나 의원이 불리한 상황이 만들어 질 수 있는 셈이다.
나 의원을 따라다니는 의혹도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민주당에게 공격 당할 빌미를 줄 수 있다.
과거 뉴스타파에서 나 의원 딸의 입시부정 의혹을 제기했는데 최근에는 MBC 탐사보도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나 의원 아들의 특혜 입학 의혹을 보도했다.
스트레이트는 나 의원이 아들의 미국 명문대 입시 스펙을 위해 본인의 인맥과 지위를 활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나 의원은 “제1야당 전 원내대표의 자녀에게 악의적으로 여론전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를 놓고 서재헌 민주당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나 의원은 그동안 자녀들을 둘러싼 입시비리와 논문자격 논란 등의 의혹과 관련해 솔직히 해명하고 반성하라”며 “문제제기한 시민단체 등을 상대로 고소고발을 남발하는 등 재갈 물리기에만 열중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은 판사 출신 정치인으로 2004년의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며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2007년 제17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이 대통령의 당선에 기여했으며 본인의 대중적 인지도도 높였다.
나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서울 중구에서 당선됐고 2014년 19대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2018년 20대 총선에서 격전지인 동작을 국회의원에 연이어 당선되며 정치적 존재감을 과시했다.
2018년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로 선출돼 2019년까지 활동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