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의류 전문기업 F&F와 에스제이그룹이 소비재 수출지원정책에 힘입어 해외사업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정부가 소비재 분야 중견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의 수출 회복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며 해외진출을 통해 사업 확대를 꾀하는 패션의류 전문기업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 김창수 F&F 대표이사(왼쪽)과 이주영 에스제이그룹 대표이사.
패션의류는 정부가 농수산식품, 생활용품, 화장품, 의약품 등과 함께 5대 유망소비재로 선정했는데 특히 수출지원을 늘리기로 한 분야다.
지난해 예상보다 부진했던 수출 실적을 회복하기 위해 정부 경제부처들이 패션의류 수출지원에 더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F&F와 에스제이그룹은 해외사업을 활발히 추진하는 패션의류 전문기업으로 정부의 소비재 수출지원정책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F&F는 'MLB'와 ‘디스커버리’ 등의 브랜드를 지닌 패션의류 전문기업으로 2017년부터 홍콩, 대만, 마카오 등 아시아 9개 나라에 진출해 사업을 키우고 있다.
2019년부터 MLB 브랜드를 중국의 티몰에 입점해 중국사업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F&F는 중국사업을 더 넓히기 위해 2020년에 오프라인 매장 10곳을, 2021년에 20곳을 출점할 계획도 세웠다. 중국시장에서 MLB 브랜드의 인지도와 선호도가 상승하고 있어 중국시장 성과가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대표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 ‘위챗’에서 MLB의 하루 검색량은 나이키와 비슷한 150만 건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에 열린 중국의 스트리트 패션브랜드 박람회 ‘요후드’에서도 다양한 콘텐츠의 제품을 선보이며 중국시장에서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안진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F&F는 중국 알리바바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는 등 중국시장으로 전략적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사업부문이 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중국 쪽 매출실적이 가시화하며 기업가치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스제이그룹은 스트리트 패션브랜드 ‘캉골’과 명품 모자브랜드로 꼽히는 ‘헬렌카민스키’를 보유한 패션의류 전문기업이다.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를 향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으며 20~30대의 명품 브랜드 구매율이 증가해 에스제이그룹의 매출이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는 면세점 등의 채널을 통해 간접적으로 해외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해외 직진출을 통해 해외시장을 공략할 계획도 세웠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스제이그룹은 내년에 해외 합작사를 설립해 해외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해외사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정부는 패션의류를 비롯한 국내 소비재기업의 해외진출을 돕기 위해 소비재 유통채널을 개척하고 판매촉진비를 제공하는 등 지원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류 등 대한민국 국가 브랜드를 활용해 중견·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브랜드-K 확산전략’도 준비하고 있다.
제품 기획단계부터 마케팅을 목적으로 하는 콘텐츠 제작을 돕는 한류 마케팅 지원전략을 고도화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대중소기업 동반진출, 수출 바우처, 수출컨소시엄, 전자상거래 활용 수출, 해외 규격인증 획득지원 등 다양한 사업에 1985억 원을 투입해 국내 중견·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할 것”이라며 “지난해 수출실적 둔화 분위기를 반전하고 수출 회복세를 강화하기 위해 전체 지원 예산 60% 이상을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