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공식적 경영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화그룹이 비상경영체제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김연배 한화생명 부회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부재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내세운 3명의 부회장 비상경영위원이 모두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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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김 부회장의 퇴임으로 한화그룹은 젊은 경영진을 중심으로 물갈이를 사실상 끝냈다.
10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연배 부회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8월 말로 한화생명 경영에서 손을 뗀다.
김 부회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최측근으로 2013년 김 회장이 구속된 뒤 한화그룹 비상경영위원장을 맡아 한화그룹 경영을 이끌어 왔다. 김 부회장의 사임은 비상경영체제가 완전히 끝났음을 의미한다.
김 회장이 옥중에 있을 당시 김 부회장과 홍기준 전 한화케미칼 부회장, 홍원기 전 한화호텔앤리조트 부회장 등 3명은 각각 금융, 제조, 서비스 부문을 총괄해 비상경영위원회를 이끌었다.
비상경영위원회 체제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김 회장이 지난해 2월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부터다.
홍기준 전 부회장이 지난해 4월 물러났고 지난해 연말인사에서 비상경영위원회 실무총괄위원이었던 최금암 전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이 여천NCC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때 이미 비상경영위원회는 사실상 해체됐다.
그리고 올해 6월 홍원기 전 부회장이 물러난 데 이어 이번에 김 부회장까지 사임하면서 비상경영위원회는 마침표를 찍게 됐다.
한화그룹은 올해 들어 경영진 물갈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50대 젊은 경영진을 전격적으로 발탁하며 한화그룹 경영의 새판을 짰다.
한화그룹은 지난 6월 한화 대표이사에 최양수·이태종 전무를 선임하고 한화건설 대표이사에 최광호 부사장을 발탁했다.
삼성그룹에서 한화그룹에 새로 편입된 한화종합화학과 한화토탈 대표이사는 김희철 부사장이 맡았고 한화탈레스는 장시권 부사장이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김철교 한화테크윈 사장은 유임됐다. 이들은 모두 50대 경영진이다.
이를 두고 김승연 회장의 경영복귀가 눈앞으로 다가온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젊은 경영진의 전면배치는 김 회장이 한화그룹의 재편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이 광복절 특사를 받을 경우 전면에 나서 이들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2012년 수천억 원대 배임혐의로 징역 4년형을 받아 구속됐으나 4개월 만에 건강상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났다.
김 회장은 2013년 항소심에서 징역 3년형으로 감형받았고 지난해 2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형을 받아 풀려났다.
김 회장은 집행유예 상태여서 아직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지 못하고 있다. 김 회장이 박근혜 정부에서 광복 70주년을 맞아 시행하는 특별사면 혜택을 받게 되면 대표이사에 오르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