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이 지주사 세아홀딩스를 통해 꾸준히 부실 계열사에 자금을 수혈하고 있어 부당하게 내부지원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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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 |
세아홀딩스는 23일 계열사 세아이앤티에 운영자금 60억 원을 4.3% 이자율로 대여했다. 세아이앤티는 2001년 세아그룹에 편입된 이후 화공, 토건, 플랜트, 터보 등의 사업을 진행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플랜트사업과 터보사업을 분할해 세아엔지니어링을 신설하면서 현재 화공사업과 토건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삼고 있다.
세아홀딩스의 이번 운영자금 대여는 신규 대여가 아닌 기존 대여금의 대여기간을 연장해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대여기간을 1년 더 늘려 준 것이다. 세아홀딩스는 이전에도 세아이앤티에 대여금 만기일을 수차례 연장해 줬다. 이 때문에 세아홀딩스가 세아이앤티에 빌려준 자금은 2011년 8월부터 현재까지 120억 원에서 줄지않고 있다.
지주사 세아홀딩스가 자회사 지원에 나설 수는 있다. 하지만 세아이앤티의 재무상황이 열악한 상황에서 낮은 금리로 자금을 계속 지원해 부당 내부지원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세아이앤티는 지난해 매출 590억 원에 3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1920%에 육박한다. 세아이앤티는 재무상황이 열악한 탓에 시중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없다. 그러나 세아홀딩스로부터 저리로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환기간이 1년 밖에 안 되는데 4.3%대로 자금을 대여하는 것은 이자율이 너무 낮다”고 말했다.
세아홀딩스는 유상증자를 통해 세아이앤티에 자금을 수혈한 적이 있다. 세아홀딩스는 지난해 4월 세아이앤티가 실시한 200만 주 유상증자에 참여해 100억 원을 출자했다.
세아이앤티는 세아홀딩스로부터 자금지원을 받는 상황에서도 부실 자회사인 앤틀에 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세아이앤티는 2012년 신사업 아이템 확보와 시너지를 위해 앤틀을 36억 원에 인수했다. 앤틀은 냉각, 공기조화, 여과, 증류, 가스발생기 등을 생산하는 회사다.
그러나 앤틀이 적자를 거듭하자 세아이앤티는 자금대여와 유상증자를 통해 앤틀에 자금을 수혈했다. 세아홀딩스가 세아이앤티를 지원하는 방식 그대로다. 세아이앤티가 앤틀에 대여한 자금은 44억 원에 이른다. 세아이앤티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앤틀은 현재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세아홀딩스가 자금을 지원해주는 부실 계열사는 또 있다.
세아홀딩스는 지난 1월 계열사 드림라인에 지원한 대여금의 채권행사를 유예하고 대여금 금리를 낮춰줬다. 드림라인이 워크아웃을 진행하고 있어 경영 정상화가 될 때까지 대여금 상환을 유예한다고 설명했다.
세아홀딩스는 304억 원 상당의 자금을 연리 4.3%로 드림라인에 대여했는데, 304억 원 중 136억 원에 대해 2.15%로 이자율을 낮추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 무이자로 조정했다.
이는 부당 내부지원 심사지침과 법인세법에 저촉된다는 지적을 받았다. 현행 공정거래위원회의 부당내부거래 심사지침에 따르면 자금을 대여하는 계열사가 자금을 차입하는 계열사의 외부 금융회사 차입금리보다 저리로 자금을 대여할 경우 부당 내부지원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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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성 세아홀딩스 상무 |
드림라인은 시중 금융권으로부터 6~9% 금리로 돈을 빌려왔다. 그런데도 세아홀딩스가 2.15% 금리로 드림라인에 자금을 대여한 것은 부당 내부거래 심사지침을 위반한 것이다.
법인세법 상으로 봐도 세아홀딩스의 대여금리는 문제 소지가 있다. 현행 법인세법은 계열사간 대여금 금리가 자금을 대여하는 계열사의 외부 차입금 가중평균금리 이상이어야 부당 내부지원으로 보지 않는다.
세아홀딩스가 시중 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최저금리는 2.94% 였다. 즉 세아홀딩스의 외부 차입금 가중평균금리가 2.94% 이상이라는 뜻인데 회사는 그보다 낮은 2.15% 금리로 드림라인에 자금을 대여했기 때문에 부당 내부지원으로 걸릴 가능성이 있다.
세아홀딩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조6621억 원, 영업이익 1970억 원을 냈다. 전년과 비교해 각각 1%, 13.8% 감소했다. 최대주주는 이태성 세아홀딩스 상무로 32.0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주성(17.95%) 세아베스틸 상무, 이순형(17.66%) 세아그룹 회장, 박의숙(7.69%) 세아네트웍스 대표이사 등 오너 일가가 거의 모든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