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금융계열사 4곳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가 올해 들어 엇갈린 성적표를 냈다. 실적에 따라 주가도 희비가 엇갈렸다.
업계 1위이자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가운데 맏형인 삼성생명이 가장 부진했고 연초부터 실적 악화 가능성에 부심하던 삼성카드는 가장 선방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에 네 회사 가운데 삼성카드 순이익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삼성카드는 예상과 달리 올해 나쁘지 않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카드는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순이익 2827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늘어난 수치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삼성카드의 올해 실적이 큰 폭으로 뒷걸음질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카드사들이 카드수수료 인하라는 큰 악재를 만난 데다 삼성카드는 올해 코스트코와 맺었던 독점계약도 끝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카드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및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아울렛 등과 제휴를 강화하면서 코스트코의 빈 자리를 어느 정도 채우는 데 성공했다.
삼성카드 실적은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삼성카드 주가는 16일 장중 4만2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썼다. 삼성카드 주가는 올해 초보다 14% 이상 올랐다. 시가총액도 올해 들어서만 5천억 원 이상 늘어났다.
삼성카드 실적은
원기찬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네 곳의 대표이사 가운데
원기찬 사장만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원 사장은 2014년부터 삼성카드를 이끌고 있다. 이번에 연임에 성공하면 무려 네 번째 연임이다.
삼성증권도 어느 정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순이익 3024억 원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5% 늘었다.
제자리걸음 수준이지만 증시 부진의 여파로 수탁수수료부문의 실적이 감소한 상황에서는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삼성증권 주가는 네 회사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올해 초와 비교해 21%가량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만 6천억 원가량 늘면서 삼성그룹의 시가총액 증가에 기여했다.
반면 각각 생명보험업계와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저금리와 손해율 악화 등 어려운 영업환경을 극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부진한 실적을 냈다.
삼성생명은 올해 1~3분기에 순이익 9768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3%나 줄었다. 생명보험사들이 대부분 저금리 장기화로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지만 삼성생명의 실적 하락폭은 한화생명의 57.5% 다음으로 가장 컸다.
삼성생명은 특히 2017년 2월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금융경쟁력제고TF’를 신설해 삼성그룹 금융부문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데 자존심을 구겼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도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1~3분기 순이익 5859억 원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1% 감소했다.
주가 역시 이런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삼성생명 주가는 올해 들어 7%가량 하락했다. 삼성화재 주가 역시 7% 가까이 떨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