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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호 인터넷전문은행, 누가 차지하나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5-08-03 14:3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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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을 차지하게 될까?

금융위원회는 IT기업과 금융회사가 손잡고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는 방안을 장려하고 있다. IT기업과 금융회사들도 본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 IT기업,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추진 봇물

3일 금융권에 따르면 IT기업들은 오는 9월 인터넷전문은행 시범사업자 예비인가 신청에 참여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기 시작했다.

네트워크솔루션 전문회사인 텍셀네트컴은 지난 7월31일 자회사 멀티비츠이미지의 지분 80%를 다우그룹 계열사에 매각하기로 했다.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 누가 차지하나  
▲ 황창규 KT 회장.
텍셀네트컴은 이번 매각으로 얻은 120억 원을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인터넷전문은행에 필요한 네트워크 구축과 정보보안기술을 보유했으며 자회사인 세종저축은행을 통해 금융사업도 하고 있다.

대형 IT기업들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신광석 KT 최고재무책임자(CFO) 재무실장은 지난달 31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KT가 추진하는 핀테크사업 활성화를 위해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호영 다음카카오 부사장은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용어는 의미가 없으며 실질적으로 모바일은행 시대가 올 것으로 생각한다”며 “기존 핀테크기업들이 모바일에 강한 다음카카오의 인터넷전문은행에 쉽게 다가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인터파크는 지난달 말 인터넷전문은행 시범사업자 예비인가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인터파크는 금융, 유통, 통신 등 여러 분야의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최대 3천억 원의 자본금을 투자하기로 했다.

전자결제대행(PG)회사인 KG이니시스와 다날은 6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일찌감치 공식화했다. 이들은 온라인쇼핑몰을 대신해 카드사와 대표가맹점 계약을 맺은 뒤 신용카드 결제와 지불 등을 대신 처리하고 수수료를 받는 금융 관련 IT기업들이다.

◆ 제2금융권 회사들도 관심 보여

금융회사들은 보험, 증권,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논의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몇몇 시중은행도 2대 주주 정도의 비중으로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데 정부의 정책방향이 관건이 될 것 같다”며 “인터넷전문은행이 은행의 주요 업무인 여신과 수신 분야로 발을 넓히는 것이 목적이라면 교보생명도 잘 할 수 있어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나카무라 히데오 SBI저축은행 대표이사도 최근 “좋은 파트너를 찾으면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겠다”며 “SBI저축은행 모회사인 SBI홀딩스가 일본 최대 인터넷전문은행을 운영하고 있는 경험을 적용하면 한국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변재상 미래에셋증권 사장과 홍원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6월 말 인터넷전문은행 시범사업자 예비인가를 신청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권선주 IBK기업은행장도 최근 “금융위가 인터넷전문은행으로 IT기업 등 신사업자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을 정했다”며 “자회사로 인터넷전문은행을 만드는 대신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쪽으로 사업방향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 컨소시엄, 시너지 극대화에 초점

IT기업과 금융회사들은 금융위의 컨소시엄 경쟁 장려정책에 힘입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참여를 대거 추진하고 있다.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 누가 차지하나  
▲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금융위는 9월 인터넷전문은행 시범사업자 예비인가 신청을 받을 때 3개 이상의 컨소시엄이 참여하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대형 IT기업이나 제2금융권 회사가 주도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권장하고 있다.

IT기업과 금융회사는 컨소시엄 구성조건으로 본업과 인터넷전문은행의 시너지 증진을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IT기업은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톡 월간 사용자 3천만 명 등 대규모 이용자를 인터넷전문은행과 연계할 수 있다. 일부 IT기업은 금융전산시스템 등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기술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실제 금융권 경험이 많지 않은 것이 약점이다.

금융회사는 이런 IT기업들과 컨소시엄을 맺고 금융업 노하우를 제공하면서 본업과 관련이 있는 신규 수익원을 만들 수 있다.

정길원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이른 시간 안에 안착하려면 브랜드가치가 있고 온라인이나 비은행고객 기반을 갖춘 참여자가 필요하다”며 “자본력을 갖춘 증권사 등이나 IT기업 중심의 컨소시엄이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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