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고
조양호 회장의 최측근'인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를 한진그룹에 남겨둔 이유는 무엇일까?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원태 회장이
석태수 대표를 한진그룹에 머무르게 한 것은 남매경영을 위한 완충지대 역할을 담당하도록 한 것일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한진그룹 인사에서
석태수 대표가 완전히 물러났다면 그의 빈자리를 누가 메울지를 두고 오너가족들 사이에 첨예한 대립이 생겼을 것”이라며 “오너일가가 각자가 지원하는 경영자를 지주회사인 한진칼에 승선시키려고 다퉜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태수 대표가 지주사인 한진칼에 잔류함으로써
조원태 회장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이에 갈등이 표면화되는 것을 막았다는 것이다.
조원태 회장으로서는 형제간에 돈독히 지내라는
조양호 전 회장의 유지를 받들고 한진그룹을 향한 지배력을 유지하는 묘책으로
석태수 대표를 선택한 셈이다.
조원태 회장이 최근 뉴욕에서 했던 기자간담회를 살펴보면 이와 같은 묘책을 찾기 위해 고민했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조원태 회장은 간담회에서 “혼자 경영권을 독식하고자 하는 욕심도 없고 선친의 뜻에 따라 형제끼리 같이 잘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석태수 대표는 전문경영인으로서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했을 당시 장례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오너일가의 신뢰가 돈독한 인물이다.
업무를 명확하게 처리하며 간결하게 보고하고 일을 빠르게 처리하는 것을 선호해 오너일가로부터 고르고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조양호 전 회장은
석태수 대표를 ‘능력있는 사람’으로 표현할 만큼 신뢰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양호 전 회장은 2016년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석태수 대표를 법정관리인으로 내세운데 이어 2018년 이른바 오너 일가의 ‘물컵 갑횡포(갑질) 사태’가 벌어졌을 때는 전문경영인체제를 도입하겠다며 부회장직을 신설해
석태수 대표를 앉히기도 했다.
조원태 회장도 아버지
조양호 전 회장의 뜻을 받들며
석태수 대표를 향한 신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조원태 회장은
석태수 대표가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수재로 경영수완도 좋아 주주들로부터 신뢰를 받았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석태수 대표는
서용원 전 한진 대표이사 사장과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 강영식 전 한국공항 대표이사와 함께 이른바 ‘서울대 4인방’으로 불리며 한진그룹을 이끈 전문경영인이다.
석태수 대표는 2019년 3월
조양호 전 회장이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했던 데 반해 참석주주의 65.46%의 찬성을 받으며 주주들의 두터운 신임을 증명하기도 했다.
주주들의 신뢰의 밑바탕에는
석태수 대표가 이뤄온 전문경영인으로서 낸 성과가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석태수 대표가 한진칼에 취임한 첫 해인 2017년 한진칼의 매출은 1조1497억 원, 영업이익은 1153억 원이었다. 2016년보다 매출은 16.0%, 영업이익은 16.5% 늘어났다.
취임 2년차인 2018년 한진칼의 실적은 1조3049억 원, 영업이익 1088억 원으로 집계됐는데 2017년에 비해 매출은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최근의 대내외적 악재를 고려하면
석태수 대표가 나름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
조원태 회장으로서는 대내외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을 능력 있는
석태수 대표와 꾸려나가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진칼에 변화를 주지 않음으로써 지배력을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