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착공식에서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왼쪽에서 세 번째),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왼쪽에서 네 번째)와 수처리 기술 시연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
수처리기업 시노펙스와 뉴보텍이 정부의 동남아시아 진출 지원정책에 힘입어 사업영역을 넓혀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기업신용평가업계와 수처리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과 아세안(동남아시아 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국내 수처리기업들의 아세안 진출이 더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아세안 정상들과 수처리 분야를 필두로 스마트시티 협력을 강화하는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시티는 도시 인프라와 관리 효율화를 가능하게 하는 등 4차산업혁명 기술 대부분이 포함된 분야다.
특히 스마트시티에서 수처리 기술은 '스마트워터'로도 불리는 데 상하수도와 도시용수 관리를 효율화하고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수자원을 관리하기 위해 수처리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 수처리산업은 한국과 아세안의 스마트시티 협력이 긴밀해지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일감을 늘릴 수 있을 업종으로 꼽힌다. 아세안은 인구증가와 급격한 산업 발전으로 수질 오염문제가 불거지고 있어 스마트워터 분야의 필요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시노펙스는 특정 크기의 물질을 분리할 수 있는 분리막을 이용해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멤브레인’ 기반 수처리 기술력을 지닌 곳이다. 분해하기 어려운 폐수가 늘어나고 환경규제가 강화하며 멤브레인 기술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노펙스는 멤브레인 기술을 통해 해외진출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멤브레인 기술을 도입한 정수장 건설과 운영을 맡는 계약을 맺고 수처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구웅 시노펙스 인도네시아 법인대표는 “이번 정수장 건설을 시작으로 아세안을 비롯한 해외 수처리시장을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시노펙스의 제품과 기술 경쟁력이 실현되는 다양한 사업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병훈 한국기업데이터 전문위원은 “환경설비의 필요성에 관한 공감대가 증가하며 아시아와 중동시장에서 수처리 관련 수출물량이 늘고 있어 시노펙스는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수처리기업 뉴보텍은 상하수도관과 빗물저장시설 등과 관련한 사업을 하고 있다.
원인혜 NICE평가정보 연구원은 “뉴보텍은 성능이 좋은 플라스틱 상하수도관을 개발해 상하수도 이송시스템에서부터 빗물 저류조에 이르기까지 상하수도관 토탈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뉴보텍은 해외시장으로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7월에는 조달청으로부터 해외 조달시장 유망기업으로 뽑히기도 했다.
특히 ‘저영향개발(LID)’ 기반의 통합설계를 적용한 빗물저류조 사업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저영향개발은 자연상태의 물 순환체계가 유지되도록 빗물을 침투여과하고 저류해 기존 자연특성을 보존하는 방법이다.
뉴보텍 관계자는 “홍수예방과 하천이 마르는 '건천화'를 방지하는 저영향개발 방식의 빗물저류조 사업을 통해 해외 수출시장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기술과 제품을 수출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각 나라와 스마트시티 관련 협력을 강화할 계획을 세웠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 통룬 시술릿 라오스 총리 등 아세안 정상들도 특별정상회의 공식 일정보다 앞서 24일 열린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 착공식에 참석하는 등 스마트시티에 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착공식에서 “도시계획이 인구 증가 속도를 쫓아가지 못하면 상하수도 등 필수 인프라가 부족하고 환경오염이 심각해진다”며 “‘한국형 스마트시티’가 하나의 모델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처리는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분야다.
정부는 환경부담을 최소화하는 저영향개발을 도입하고 스마트 수질개선 시스템을 도입해 오염물질 발생을 줄이기로 했다. 강우와 하천, 정수, 하수, 재이용 등 도시의 물 순환 전 과정에 첨단 수처리 기술을 접목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