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오병관 NH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농협 인사관행에 따라 올해 연말 2년 임기를 끝으로 물러날 수 있다.
오 사장이 온-오프 여행자보험, 다이렉트보험 e-쿠폰서비스 등 NH농협손해보험의 새 먹거리를 발굴했다는 점, 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영업체질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NH농협손해보험의 실적 개선을 이뤄내지 못한 만큼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 대표이사들이 2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농협의 인사관행을 넘어 연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NH농협손해보험은 2019년 상반기에 순이익 59억 원을 냈다. 2018년 상반기보다 71.4% 줄었다. 태풍피해 증가 등으로 정책보험에서 손해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 실적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NH농협금융지주가 9월 유상증자에 참여해 NH농협손해보험에 1600억 원을 지원해준 것을 두고도 다음 대표이사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NH농협손해보험은 내년에도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대비해 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영업판매를 늘려야하기 때문에 다음 대표이사가 재무건전성 부담 없이 마케팅 전략 등을 추진할 수 있는 기초체력을 보강해 준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오 사장이 올해 연말 NH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 자리에서 내려올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다음 NH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 후보를 두고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NH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에 농협 외부에서 경험을 쌓은 보험 분야 전문가를 영입할지 관심이 몰리고 있다.
NH농협손해보험이 실적을 개선하려면 농·축협 중심의 보험판매 채널을 다변화해야하며 정책보험이 아닌 일반보험에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등 대외 환경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농협금융 전반에 걸쳐 경력을 쌓은 내부 인사보다는 NH농협손해보험을 변화시킬 수 있는 외부 전문가를 영입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다른 보험계열사인 NH농협생명보험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외부 인사를 영입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당시 홍재은 NH농협금융지주 사업전략부문장이 NH농협생명보험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외부 인사 영입은 논의에 그쳤지만 NH농협금융지주의 인사기조가 바뀔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이번 NH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도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논의가 진행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동안 NH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에는 농협 출신들만 올랐다.
김학현, 이윤배 전 NH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와 오 사장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들을 거치며 경력을 쌓았다.
NH농협금융지주로 범위를 넓히더라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제외하면 나동민 전 NH농협생명보험 사장, 한동주 전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이사, 서철수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이사 등 외부에서 영입된 대표이사는 손에 꼽힌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