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칩의 최강자 퀄컴이 흔들리고 있다.
퀄컴은 삼성전자 등 주요 고객의 물량이 줄면서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실적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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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블 몰렌코프 퀄컴 CEO. |
퀄컴이 차기제품인 스냅드래곤820으로 부진을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미국 증권업계에 따르면 퀄컴은 올해 2분기에도 경영실적 부진을 떨어내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을 평균해 보면 퀄컴이 올해 2분기 58억6천만 달러 수준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1분기 68억 9천만 달러보다 10억 달러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퀄컴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도 9억5천만 달러로 지난 1분기 13억 달러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퀄컴은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33%나 급감했다.
퀄컴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퀄컴은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용 모바일 AP시장에서 매출기준 53%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그런데도 퀄컴이 이런 실적부진의 나락에 빠진 것은 최대고객인 삼성전자가 퀄컴의 경쟁자로 돌아선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스티브 뮬렌코프 퀄컴 CEO는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프리미엄 제품군에서 고객수요 이탈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갤럭시S6을 내놓았지만 과거와 달리 자체개발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7420을 탑재했다.
퀄컴은 프리미엄 제품인 스냅드래곤810칩이 발열논란에 휩싸이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이 모바일칩은 성능도 경쟁제품에 비해 떨어진다.
IT전문매체 폰아레나는 “스냅드래곤810은 삼성전자의 엑시노스7420과 애플의 A8 프로세서보다 성능이 뒤진다”고 보도했다.
또 중국에서 대만 미디어텍을 비롯한 중화권기업들과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는 점도 퀼컴의 실적부진 을 부채질했다. 중국의 저가 휴대폰 제조회사들은 퀄컴칩에 대한 수요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은 올해 하반기에도 삼성전자의 차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노트5에 AP를 공급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5에도 자체 개발한 통합칩 엑시노스7422를 탑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크리스 롤랜드 FBR 캐피탈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이미 자체적으로 모바일 AP 양산에 성공했고 당연히 이에 대한 수익화를 원할 것”이라며 “다시 퀄컴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퀄컴이 차기 고성능 AP인 스냅드래곤820으로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IT매체 폰아레나에 따르면 스냅드래곤820은 작동속도가 3GHz에 이른다. 스냅드래곤810의 2GHz에서 성능을 대폭 개선한 것이다.
퀄컴은 발열과 소비전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4나노 핀펫공정 양산에 성공한 삼성전자에게 스냅드래곤820의 위탁생산을 맡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폰아레나는 “소니, HTC, 샤오미 등이 스냅드래곤820의 첫 고객으로 거명된다”며 “이들 회사들이 올해 가을에 출시하는 스마트폰에 스냅드래곤820을 탑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