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재 알테오젠 대표이사가 정맥주사를 피하주사로 바꿔주는 기술을 활용해 피하주사형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피하주사형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고 다른 바이오시밀러보다는 편의성이 높아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이사.
28일 알테오젠에 따르면 피하주사형으로 개발하고 있는 유방암과 위암 치료제인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트주맙) 바이오시밀러의 임상을 2020년부터 진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알테오젠은 2008년 설립된 신약 개발회사로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의 연구개발을 주로 하고 있다.
알테오젠은 DNA변형과 단백질 재조합을 통해 정맥주사(IV제형) 치료제를 피하주사(SC제형) 치료제로 변환하는 플랫폼 기술인 ‘하이브로자임’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했다.
정맥주사는 치료제의 투여시간이 2~3시간으로 길지만 피하주사는 5분 이내로 편리하며 주사통증과 감염 등의 위험도 적어 상품성이 높다.
박 대표는 정맥주사형으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는 경쟁사들과 달리 하이브로자임 기술로 피하주사형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한다.
허셉틴은 다국적 제약사 로슈가 개발해 판매하고 있는 블록버스터급 항암 치료제다. 허셉틴의 세계시장 규모는 약 8조 원대에 이른다.
허셉틴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암젠과 화이자,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바이오시밀러 개발회사들이 로슈가 차지하고 있는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바이오시밀러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로슈는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오시밀러와 경쟁하기 위해 피하주사형 ‘허셉틴 하이렉타’를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허셉틴 하이렉타와 동일한 피하주사형 알테오젠의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된다면 알테오젠이 오리지널시장을 잠식하며 경쟁 바이오시밀러회사보다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민석 알테오젠 전무는 “피하주사형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계기로 오리지널 개발사인 로슈 이외에 피하주사용 허셉틴시장의 독점 권리를 보유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허협력조약 출원과 미국, 유럽을 포함한 12여 개국에 특허 출원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임상에 진입하기 위해 정맥주사를 피하주사로 바꿔주는 효소인 ‘ALT-B4’를 대량으로 생산할 준비도 추진하고 있다.
알테오젠은 21일 오송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의 바이오의약생산센터와 ALT-B4의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피하주사형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를 만들려면 의약품제조기준(GMP) 인증을 받은 시설에서 효소를 대량으로 생산해 섞어야 하기 때문에 3~4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연구원은 “임상실패 등의 악재로 바이오 분야에 투자심리가 위축됐지만 알테오젠은 현실적 투자대안이 될 것”이라며 “알테오젠이 개발하고 있는 치료제는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판매승인을 받은 품목을 제형만 변경해 임상을 진행하는 만큼 임상의 성공 가능성이 신약보다 높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