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나항공 매각 예비입찰이 다가오면서 인수후보의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
아시아나항공 매각 예비입찰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인수후보들의 윤곽도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흥행 가능성은 여전히 그리 높지 않아 보여 자칫 올해 안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는 곳으로 GS그룹, 애경그룹, 사모투자펀드(PEF) KCGI 등이 거명된다.
이 가운데 애경그룹과 KCGI가 인수를 놓고 긍정적 의사를 밝힌 반면 GS그룹은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GS그룹은 그동안 내부에서 태스크포스를 꾸려 인수를 조용히 검토한 데 이어 최근에는 자문단도 구축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예비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은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GS그룹의 주력사업이 정유사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GS그룹에게 아시아나항공이 매력적일 수 있다. GS그룹은 안정적 소비처를, 아시아나항공은 안정적 구매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쪽 모두에게 이득이다.
한진그룹도 2015년까지 에쓰오일 지분 28.4%를 보유해 2대주주 지위를 유지했다.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은 2007년 에쓰오일 지분을 인수하며 “안정적으로 유류를 공급받음으로써 한진그룹 성장에 든든한 뒷받침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GS그룹은 애경그룹이나 KCGI와 달리 자금력 역시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애경그룹과 KCGI는 물론이고 GS그룹조차 완주 가능성을 놓고는 회의적 목소리가 나온다.
GS그룹은 그동안 인수합병에서 보수적 행보를 보여왔는데 현재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항공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섣불리 인수전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GS그룹은 최근 몇 년 동안 대형 인수합병에서 자의로든 타의로든 소외됐던 그룹”이라며 “과거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서도 볼 수 있듯 ‘돌다리도 두들겨보자’는 경영 철학이 강해 이번 인수전을 완주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특히 현재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 3곳의 파급력이 작다는 점은 채권단 입장에서 더욱 아쉬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채권단이나 금호산업 입장에서는 파급력을 지닌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인수의사를 밝히고 이에 따라 다른 인수후보들도 인수를 저울질하는 모양새를 원했을 것”이라며 “현재의 인수후보로는 인수전 자체가 예전만큼 큰 관심을 끌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할 지를 놓고 가장 많은 관심을 끌었던 SK그룹, 한화그룹, 롯데그룹 등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물론 막판에 인수전에 참가할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다.
그러나 과거의 사례를 봤을 때 이 정도 규모의 인수전에서 예비입찰 일주일을 앞둘 때까지 외부에 말이 전혀 새어나가지 않도록 철저히 비밀리에 진행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SK그룹과 한화그룹이 인수를 검토했지만 결국 철회했다는 말도 나온다.
이미 시장에서는 올해 안에 매각이 사실상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직 이르지만 유찰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떠오른다. 일부 인수후보가 한 차례 유찰되고 매각방식이 바뀔 것 등을 고려해 인수전략을 짜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매각을 밀어붙인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도 매우 난감한 처지로 내몰릴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장기화할수록 아시아나항공의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탓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구주 가격이 낮아지거나 매각 주도권이 아예 채권단 쪽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는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이 회장은 최근까지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흥행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 회장은 7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실패냐 성공이냐를 걱정해 본 적이 없다”며 “강남 아파트는 좋은 매물이 없어져도 다시 나오겠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 역시 7월 말 기자들을 만나 “이전부터 여러 경로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 관련 얘기를 들은 것도 있다”며 “사적으로 연락해 오는 곳도 있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