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이사가 새로운 항암제 제조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약 후보물질의 기술수출에 힘을 쏟고 있다.
김 대표는 항체와 약물의 장점을 결합한 ‘항체약물복합체(ADC)’를 활용한 신약 후보물질의 기술수출을 통해 레고켐바이오의 오랜 적자행진을 끊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이사.
26일 레고켐바이오에 따르면 신약 후보물질의 기술수출에 힘입어 올해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레코켐바이오는 최근 공시를 통해 올해 별도기준으로 매출 603억 원, 영업이익 141억 원을 낼 것이라는 실적 예상치를 발표했다.
이런 예상은 중국 푸싱제약의 항암제 Her2-ADC, 중국 하이헤바이오의 그람양성균 항생제, 일본 밀레니엄파마수티컬에 항체약물복합체 기술을 적용한 3개 물질을 기술수출하면서 받은 선급금과 기술수수료,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로 기술수출된 항섬유화제가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으로 다시 기술수출되면서 발생한 수익배분 등에 따른 것이다.
레고켐바이오 관계자는 “기술수출에 따른 수수료 등이 들어오는 시점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3분기부터는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레고켐바이오의 오랜 적자를 끊기 위해 기술수출에 힘을 쏟아왔는데 그 노력이 조금씩 성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레고켐바이오는 2018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52억4천만 원, 영업손실 159억7700만 원, 순손실 253억5천만 원을 냈다.
레고켐바이오는 항체와 약물의 장점을 결합한 항체약물복합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항체약물복합체는 바이오약물과 합성약물인 톡신을 링커라는 연결물질을 통해 결합하는 새로운 신약 제조기술이다.
특정 균이나 질환에만 대응하는 항체와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의 장점을 더한 기술로 일부 환자들에게만 효과를 보이는 기존 항체의약품의 단점을 개선할 수 있다.
김 대표는 항체약물복합체 기술과 함께 자체 개발한 톡신을 이용해 더 많은 제약사를 상대로 기술수출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레고켐바이오가 암세포에서만 활성화되도록 자체 개발한 PBD톡신은 정상세포에서 독성발현을 최소화해 효과를 높이고 안전성을 강화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2020년 상반기 PBD의 전임상 데이터가 도출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 전임상 결과가 나온다면 링커와 톡신 기반의 플랫폼 기술수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항체약물복합체시장의 성장 잠재력도 레고켐바이오의 기술수출에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항체약물복합체시장은 2019년 3조2천억 원에서 2025년 9조7천억 원으로 연평균 20%씩 고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업체인 론자도 항체약물복합체시장의 성장에 따라 관련 설비를 2020년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박세진 레고켐바이오 최고재무책임자 수석부사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연속 흑자를 보여 기술성특례 상장기업도 실적을 내는 회사로 성장할 수 있다는 선도모델을 보이겠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