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들은 독점으로 막대한 이익을 내면서도 사회환원에 인색하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이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감안해 면세점 영업이익의 대규모 사회환원으로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고 한다.
정 회장은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획득하면 영업이익의 20%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계획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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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을 따낼 경우 면세점 합작법인 ‘현대DF’를 통해 영업이익의 20%를 매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계획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중소중견기업들과 손잡고 면세점업계 유일의 '상생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한 데 이은 두 번째로 이런 계획을 내놓았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면세점 특허기간인 5년 동안 300억 원 가량을 사회에 환원하게 될 것으로 추산한다.
최근 상장기업의 평균 기부금 비율은 영업이익의 1% 수준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면세점이 국가 특허사업으로 공익적 성격이 강한 만큼 영업이익의 20% 사회환원은 지극히 당연하다는 입장을 보인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면세사업은 일반 유통업과 달리 국가로부터 특허를 받는 것인 만큼 사회환원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기부금액을 지역축제 개발, 학술연구, 장학금 지원 등 관광인프라 개발 지원과 한 부모 가정과 불우아동 후원, 장애아동 수술비 지원 등 소외계층지원사업에 사용하기로 했다.
이동호 현대DF 사장은 “내부회의에서 10~15% 계획안이 나왔는데 정지선 회장이 20% 이상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법인세(25%)를 내고 합작사 배당금(20%)를 주고 남는 35% 정도는 면세사업에 재투자해 면세점을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게 정 회장의 목표”라고 말했다.
면세점이 현재 공적 재원으로 납부하고 있는 항목은 특허보세구역허가상 이용에 대한 ‘특허수수료’가 전부다. 이마저도 전체 매출의 0.05%(중소기업의 경우 0.01%)에 그친다.
반면 카지노나 경마, 홈쇼핑 등 정부로부터 특허를 받은 다른 산업군의 상황은 다르다. 카지노의 경우 매출의 10%를 관광진흥기금으로 조성하고 있다.
경마의 경우 매출의 16%를 정부에 ‘레저세’로 낸다. 홈쇼핑사업자는 전년도 결산 영업이익의 15% 범위에서 방송통신발전기금을 납부하고 있다.
이번 서울시내 면세점 전체 평가기준 가운데 기업이익의 사회환원 항목 점수는 전체의 15%에 불과하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이번 사회환원 계획안을 내놓으면서 시내면세점 선정에 변수로 떠오를 지 주목된다. 이랜드 역시 최근 향후 5년 동안 순이익의 10% 가량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