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공대 학교법인 설립이 가시화하면서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초대 이사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공대 개교 시점이 김 사장의 임기 종료 뒤로 예정돼 있어 김 사장이 초대 이사장으로서 적극적 역할을 할지 시선이 몰린다.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한전공대 설립 기본계획안이 보고되면서 한전공대 설립작업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은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기본계획안을 발표하고 학교법인 설립절차부터 밟기로 했다. 교육부에 법인 설립 신청을 하면 3개월 이내에 처리를 하게 돼 있어 올해 안에 법인이 세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공대 학교법인의 이사장은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이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법인 이사장을 맡아 이사회를 구성하고 총장과 교직원을 채용하는 작업을 진행하며 한전공대 설립을 추진해 나가게 된다.
그동안 일각에서 김 사장이 한전공대 설립에 소극적이라는 말도 나왔다. 김 사장이 초대 이사장으로서 직책을 맡게 된 만큼 이러한 시각을 불식하는 적극적 역할을 수행할지 주목된다.
한전공대와 유사하게 설립된 포항공대(포스텍) 역시 박태준 포항제철(현 포스코) 회장이 학교법인 제철학원의 초대 이사장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현재 최정우 회장까지 포스코 최고경영자(CEO)가 이사장을 이어오고 있다.
포항제철의 오너였던 박태준 회장은 1976년 제철학원 이사장 취임 후 각급학교를 설립했고 포항공대는 6년이 지난 1986년에 개교했다.
박 회장은 이후에도 포항제철 회장에서 물러날 때까지 25년 넘게 법인 이사장으로 재직했고 1993년에야 정명식 포항제철 부회장에게 이사장 자리를 넘겼다.
하지만 공기업 사장인
김종갑 이사장은 한전공대 개교를 보지 못하고 물러날 공산이 크다. 한전공대는 2022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데 김 사장의 한전 사장 임기는 2021년 4월까지이기 때문이다.
김 사장이 1년 더 연임을 하지 않는 이상 김 사장의 후임 사장이 이사장에 취임해 한전공대 개교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개교를 앞두고 이사장의 교체로 다소 혼란을 겪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다만 포항공대는 이구택 전 포스코 회장이 2009년 포스코에서 물러난 뒤 2011년까지 2년 더 포항공대 이사장을 맡은 사례가 있다. 이를 고려할 때 김 사장이 한전공대 초대 이사장으로서 개교까지 책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김 사장의 의지가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전공대 설립을 놓고 소액주주와 정치권의 공세가 거세 김 사장이 이사장직 수행에도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사장은 현재 한국산업기술대학교 이사장을 맡고 있다. 지멘스 회장 시절인 2017년 9월에 이사장에 선임돼 2021년 9월 임기가 끝난다. 한국전력 사장 임기보다 더 길다.
김 사장이 한전공대 이사장을 맡아도 산업기술대 이사장에서 물러날 필요는 없다. 2007년 사립학교법이 개정되면서 학교법인 이사장이 다른 학교법인 이사장을 겸직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이 폐지됐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